당장 사냥을 나가도 될 것 같은 무시무시한 맹견, 대형견을 키우는 견주들이 많아지면서 개에 물려 큰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고가 늘고 있다. 잊을 만하면 뉴스에 또다시 등장하는 개 물림 사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끊임없이 외치고 있지만 견주의 관리 소홀,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좀처럼 그치지 않고 있다. 과연 사고가 나도록 제대로 개를 관리하지 못한 견주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또한 대형견이나 맹견이 사람을 물지 않도록 훈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문경 사냥개 모녀 공격 사건
사진 : JTBC 뉴스 캡처
올해 7월 경상북도 문경시에 사는 40대와 60대 모녀가 집 주변의 산책길에서 개 여섯 마리에게 습격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모녀를 공격한 개들은 그레이하운드와 믹스견 등 대형 사냥개들이었으며, 집단으로 공격해 모녀의 목과 얼굴, 머리 등을 물어 피해자들에게 중상을 입혔다. 당시 견주는 여섯 마리의 개에게 입마개와 목줄을 전혀 채우지 않은 채 함께 외출했다가 이와 같은 사고를 일으켜 구속되었으며, 이 사고 발생 이전에도 입마개 없이 개들을 풀어놓아 다른 개를 물어 죽인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시원 개 습격 사건
사진 : 최시원 SNS
2017년 9월,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 모 씨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가수 겸 배우인 최시원의 프렌치불도그에게 물리는 사고를 당한 후 며칠 뒤 사망했다. 이 개가 평소에도 사람을 잘 물었다는 증언이 나왔는데, 사고 당일에도 산책 시 반드시 동반해야 하는 개 목줄을 하지 않은 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최시원이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사과문을 발표했고, 이 개를 통해 ‘벅시’라는 캐릭터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던 최시원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 번 사람 공격한 개는 또 공격해
한 번 사람을 공격한 개는 자신이 사람을 제압했다는 인식이 있어 또다시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개들의 아버지, 개들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강형욱도 산책길에서 개에 물려 크게 다친 50대 여성이 결국 사망한 사건 이후 “자신이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개를 만들면 안락사 시킬 것이라고 강하게 이야기할 것”이라며 “옳은 결정이 뭔지 생각하고, 그 옳은 결정에 따라 우리는 개를 어떻게 키울지 결정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동물보호법상 맹견
동물보호법상 맹견은 도사견, 핏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개로서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개를 말한다. 그러나 이렇게 법적으로 정한 맹견이 아니더라도, 덩치가 큰 개나 덩치는 작더라도 몹시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개들은 충분히 사람을 물 수 있고, 다치거나 심지어 사망하게 할 수 있다. 내 개는 순하니까 괜찮겠지, 내 개는 맹견이 아니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법적 맹견 관리
법에서는 맹견의 소유자 등은 “1. 소유자 등 없이 맹견을 기르는 곳에서 벗어나지 아니하게 할 것, 2. 월령이 3개월 이상인 맹견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에는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목줄 및 입마개 등 안전장치를 하거나 맹견의 탈출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정한 이동장치를 할 것, 3. 그 밖에 맹견이 사람에게 신체적 피해를 주지 아니하도록 하기 위하여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따를 것”이라고 정하고 있다. 개 물림 사고 대부분이 이러한 사항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
견주의 처벌
법에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맹견이 주인 없이 밖으로 나갔다가 사람을 물었다면, 주인 없이도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기 때문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형법상 과실치상죄
우리 법은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한다. 이 때문에 누군가가 키우던 개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물건으로 보며, 그 개가 주인의 관리 소홀로 인해 누군가를 다치게 한 상황이라면 형법상 과실치상죄에 해당한다. 이때 피해자가 다친 정도에 따라 5백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맹견 보험 의무화
2021년 12월 12일부터는 맹견 보험이 법적으로 의무화된다. 맹견으로 인한 다른 생명과 신체 및 재산상의 피해를 보장하기 위해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야 되는 것은 물론 위반 시에는 3백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과 맹견의 피가 섞인 믹스견도 포함된다.
실내에서 키워야
개를 키우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실내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 그리고 실외에서 키우는 것이다. 문제는 실외에서 키울 경우 주인이 밥을 주고, 놀아주는 그 순간에만 개를 만나기 때문에 그 개의 감정이 어떠한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면서도 “우리 개는 사람을 물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강형욱도 “실내에서 키우지 못할거면 키워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말하고 싶다”고 한 바 있다.
주의사항
개를 한 번 놓친 사람은 또 놓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개를 데리고 나가는 위험한 행동을 계속하는 견주들 때문에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목줄, 입마개 착용은 필수이며, 보호자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개를 키워서는 안 된다. 누군가가 다치고 난 뒤, 혹은 사망하고 난 뒤에 후회하는 것은 이미 늦다.
글 : 임수정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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