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한 명이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면 병원비보다 간병비가 더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단시간에 치료되지 않고 오랫동안 돌봐야 한다면 상황이 심각해지는데요, 그렇다고 일을 그만두고 가족을 돌보자니 생계 수단이 끊기는 것이라 그것도 쉽사리 결정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한국인 간병인보다 중국인 간병인들이 더 많은 현실이라 간병인과 환자 사이의 트러블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간병 파산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간병인 수급제도는 어떤지 살펴보았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간병인 수요
코로나19 이후 턱없이 부족해진 간병인 수요 때문에 각 요양병원 등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요즘은 대표적인 3D업종으로 인식되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꺼려 하고 있어 중국 동포들이 주로 고용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이후로는 중국 간병인들이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여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너무 비싼 간병비
종합병원이나 준종합병원의 경우 개인 간병인은 하루 평균 10만 원에서 12만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간병인의 업무는 힘들고 고된 3D업종으로 인식이 되어 제대된 간병인을 구하는 것조차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인데요, 중증이거나 만성질환일 경우 365일 24시간 제대로 된 간병인이 옆에 있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간병인의 역할
간병인들은 주로 환자의 체위 변경, 개인의 위생상태 관리, 식사 보조, 운동 보조, 침상 정돈, 검사실 이동 보조 등의 업무를 맡습니다. 보호자나 간호사가 24시간 환자를 돌볼 수 없기 때문에 간병인은 병원에서 필수인력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간병은 의료 서비스에 포함되지 않아 국민건강보험은 물론 병원이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로 분류됩니다. 간병인이 제도화되지 않은 탓에 1인당 맡아야 할 병상 수도 정해진 것이 없고 간병에 대한 교육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1인당 돌보는 환자의 수
요양병원에서 간병인 한 명이 맡고 있는 평균 환자 수는 8명입니다. 요양시설의 요양보호소가 입소자 2.5명당 1명을 맡고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숫자입니다. 간병인 한 명이 환자 8명을 관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근무 환경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0년째 멈춰있는 간병 서비스 제도화
2009년 보건복지부가 국내 간병 서비스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며 제도화 연구에 나섰지만 예산 등의 이유로 이후 제도 개선에 진척이 없는 실정입니다.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대신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도입되었지만 간호사들이 간병 업무를 기피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정부에서는 사실상 간병인 관리를 간과하고 있는 것인데 하루빨리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간병인은 코로나 검사도 자비 부담
병원에서는 정식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간병인의 코로나 검사도 자비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선별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진행하는 곳도 있지만 멀어서 가지 못하거나 시간이 되지 않아 근처 병원을 가야 할 때 약 11만 원가량의 검사료를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간병인 매치 플랫폼
요즘은 간병인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간병인을 연결해주는 플랫폼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간병인을 원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간병인으로 등록되기까지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하는 플랫폼도 있는데요, 간병인이 특히 잘 돌볼 수 있는 부분이나 백신 접종 여부 등 세밀한 부분까지 알 수 있고 그에 맞게 자동으로 매칭해주어 편리하다는 것이 사람들의 평입니다.
플랫폼의 한계
하지만 이런 플랫폼도 한계가 존재합니다. 플랫폼이 간병인과 소비자 사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이런 서비스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간병인의 의료 행위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처음부터 소변줄 교체, 각종 투약 행위 등을 할 수 있는 간병인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플랫폼 입장에서 간병인들에게 일절 의료 행위를 하지 말라고 주장할 수도 없으며 서로의 입장 차이를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대안으로 실시하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
정부가 2016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는 환자의 보호자가 하루에 2만 원 정도 추가적으로 부담을 하고 간병인이나 가족 대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입원병상의 전문 간호 서비스를 24시간 전담하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이 다른 것이 사실인데요, 입실 기준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증 환자들의 입원이 거부되는 경우가 많고 간병인의 도움이 필요 없는 경증 환자들 위주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외국의 간병 문제 해결 사례
미국의 경우 가족이나 간병인 대신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일을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간호사 한 명당 돌보는 환자 수는 5인 정도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병실은 1인실 또는 2인실을 기본으로 하여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간이침대도 쓰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이런 제도로 인해 입원비가 특급호텔 숙박비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호주나 캐나다의 경우에도 4인실이 기본 병실이며 보호자들이 들어올 수 없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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