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채소들은 생으로 먹어야 된다는 생각이 강한데, 이는 가열할 때 비타민을 비롯한 영양소가 사라진다는 속설 때문입니다. 하지만 날것으로 먹으면 좋은 것과 익혀 먹어야 하는 식품이 나뉜다는 사실! 우리가 당연히 익혀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날것으로 먹었을 때 더 좋은 경우가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남들과 같은 음식을 먹어도 알맞은 조리법으로 건강을 챙겨보는 건 어떨까요?
날것으로 먹으면 좋은 식품
양파, 부추
양파와 부추에는 면역력을 높이고 혈관 건강을 촉진하는 ‘황화알릴’이 풍부합니다. 이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면 ‘알리신’으로 변하며 알리신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동맥경화와 심장병을 예방합니다. 이 황화알릴은 섭씨 70도 이상으로 가열했을 때 파괴되므로 열을 가해 요리하면 이 성분을 섭취할 수 없습니다.
고구마
고구마는 건강식과 다이어트식으로 인기가 많은 식품입니다. 칼로리는 낮고 포만감은 크며 식이섬유와 비타민A가 풍부하게 들어있는데요, 생고구마는 혈당지수가 50으로 낮지만 찐 고구마는 70 정도로 높습니다. 고구마를 구워버리면 혈당지수가 90까지 올라가는데요, 혈당지수가 높으면 건강 및 다이어트에도 별 효과가 없으므로 고구마는 생으로 섭취하는 것이 조금 더 좋습니다.
붉은 피망
성인 주먹만 한 중간 사이즈의 피망 한 개는 칼로리가 약 32칼로리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비타민C는 성인이 하루 필요한 양의 150%를 함유하고 있는데요, 이 붉은 피망을 섭씨 190도 이상의 고온에서 가열할 경우 비타민C가 파괴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너무 고온에서 조리하지 않도록 하고 되도록 생으로 섭취하면 좋은 식품 중 하나입니다.
코코넛
코코넛은 익혀 먹는 것보다 날것으로 먹는 것이 더 좋은데요, 코코넛 워터는 다른 스포츠 음료보다 건강에 좋으며 칼륨과 마그네슘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또한 수분을 공급하는 자연식품 중 많은 양의 전해질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린 코코넛에서는 이러한 성분을 얻을 수 없다고 하니 코코넛을 드실 땐 꼭 날것으로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견과류
기름에 볶은 견과류는 생견과류보다 고소하고 맛있을 수 있지만, 이런 요리 과정을 거치면서 몇몇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견과류는 한 번 가공을 거친 것보다 날것 그대로를 소량씩 먹어주는 것이 더 효과가 있습니다.
익혀 먹으면 좋은 식품
애호박
밥반찬으로 손색없는 애호박도 익혀 먹으면 좋은 음식 중 하나입니다. 비타민A와 C가 풍부해 소화 흡수가 잘되기 때문에 위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좋고, 씨에 있는 레시틴 성분은 치매 예방과 두뇌 개발에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리하지 않을 경우 비타민을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아제 효소가 그대로 남아 애호박이 가지고 있는 비타민을 흡수하지 못하게 되며, 날것으로 먹으면 전체 영양소의 10%밖에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꼭 익혀서 조리해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당근
당근과 같은 녹황색 채소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한데요, 이 베타카로틴은 항산화 작용으로 유해산소를 없애는데 노화를 막고 암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껍질에 많은 이 베타카로틴은 기름에 녹는 지용성 비타민이라 생으로 먹는 것보다 기름에 조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으로 먹으면 흡수율이 8%이지만 기름에 볶으면 흡수율이 60~70%로 높아집니다. 단, 당근으로 음식을 만들 때 식초를 사용하면 베타카로틴을 파괴할 수 있으므로 같이 요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생닭
닭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선호하는 육류 중 하나입니다. 생닭은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해 반드시 끓는 물에서 조리해야 하며 충분히 익지 않은 닭을 먹으면 몸속의 장기에 손상이 갈 수 있습니다. 생닭에는 캠필로박터균과 살모넬라균 등 식중독 원인뿐만 아니라 병원성 세균도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섭씨 165도 온도에서 조리한 것을 먹어야 안전합니다.
시금치
시금치는 채소 중에서 비타민A가 가장 많고, 비타민C와 칼슘, 철분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시금치를 1분간 데쳐서 먹으면 데치기 전에 비해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등 영양소의 수치가 높아지고 항산화 효과도 커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너무 푹 익혀버리면 비타민C가 파괴되니 뜨거운 물에 잠깐 담그는 것이 중요합니다.
토마토
토마토 색이 빨간 이유이기도 한 항산화 물질 ‘라이코펜’은 전립선암과 육종암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베타카로틴의 2배에 이르는 항산화 효과가 있어 피부 노화를 막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있는데요, 이런 라이코펜은 익혔을 때 흡수율이 더욱 높아집니다. 약 30분 정도 토마토를 가열하면 리코펜의 양이 3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비타민C가 파괴될 수 있으니 필요한 영양소에 따라 조리법을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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