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물체, 활동, 상황에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이상 반응을 가리켜 ‘공포증’이라고 부른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극도의 두려움을 느끼는 불안장애의 일종인 공포증은 인류의 최소 10% 이상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고소공포증, 대인공포증, 폐소공포증과 같은 공포증을 앓는 경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면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정도다. 공포증의 종류는 이외에도 다양하게 존재하며, 우리가 듣지도, 보지도, 상상조차도 해보지 못한 공포증의 종류도 많다. 지금부터는 듣기만 해도 신기한, 하지만 공포증을 가진 당사자에게는 무엇보다 무서운 희귀한 공포증 종류를 살펴보고자 한다.
단추공포증
‘Koumpounophobia’라고 불리는 단추공포증은 옷의 단추에 공포를 느끼는 공포증을 이야기한다. 이는 단순하게 단추를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옷의 단추를 채울 때마다 누군가 자신의 목을 조르는 느낌을 받는 것에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단추공포증을 앓는 인구는 7만 명 내외로 추산되며, 애플의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도 단추공포증 보유자로 의심을 산 바 있다.
배꼽공포증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 혹은 생김새에 공포를 느끼는 이들도 많다. 신체에 난 배꼽을 보기 꺼리고 심지어 두려워하는 이들도 많은데, 이를 가리켜 ‘배꼽공포증(Omphalophobia)’라고 한다. 자신의 배꼽은 물론 다른 사람의 배꼽을 보는 것도 두려워하며, 자신이 만지는 것은 물론 남이 배꼽을 만지는 모습을 보는 것에도 공포를 느낀다. 배꼽공포증의 발현 이유를 두고, 신체 내부와 연결된 부위를 만져서 곤혹을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확장된 결과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
꽃공포증
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통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꽃은 공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Anthophobia’라 불리는 꽃공포증은 ‘공화증’이라고도 불리는 의외로 상당히 일반화된 공포증인데, 공포를 느끼는 꽃은 사람마다 다르며 꽃 전체가 아닌 특정 부위, 줄기, 꽃잎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개별 꽃은 무서워하지 않더라도, 꽃밭을 보고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존재한다.
터널공포증
자동차로 이동하다 보면 긴 터널을 지날 때가 많다. 여기에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많이 존재한다. 터널공포증은 폐소공포증의 일환으로 분류되는 상황형의 공포증으로, 이 공포증을 앓는 이들은 아무 문제가 없는 터널을 통과할 때마다 심한 두려움과 호흡 곤란, 불안감을 호소한다. 앞뒤로 차가 꽉 막힌 터널 안에서는 더 극심한 불안감과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계단공포증
아마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이들이 앓는 공포증은 ‘고소공포증’일 것이다. 고소공포증의 일종으로, 계단을 이용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계단공포증(Climacophobia)’이 있다. 이들은 계단을 잘 내려다보지 못하고, 층계가 낮은 계단이어도 될 수 있으면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려고 한다. 불가피하게 계단을 이용해야 할 경우에는 공황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계단을 이용할 때마다 두려워하거나 옆 사람을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 계단공포증의 의심을 받기도 했다.
수면공포증
사람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면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잠이 드는 데에 대한 극심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바로 ‘수면공포증(Somniphobia)’이다. 수면공포증을 앓는 이들은 잠이 들어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대해 두려워하며, 잠이 든 상태를 죽은 상태와 같다고 인지하기도 한다. 잠을 자는 시간을 ‘시간 낭비’라고 인지하는 경우에도 수면공포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머리카락 공포증
사람의 두피에서 자라는 털인 머리카락에 공포를 느끼는 이들도 있을까. 머리카락 자체에 공포증을 느끼는 이들도 물론 존재하지만, 이들보다는 머리카락에 낄 수 있는 세균에 공포증을 느끼는 이들이 더 많다. 이들은 자신의 몸은 물론 타인의 몸에서 떨어진 머리카락 혹은 체모를 보고 극심한 두려움을 느낀다. 이러한 공포증을 가리켜 ‘머리카락 공포증(Chaetophobia)’이라 부르고 있다.
새것 공포증
익숙한 것들에 둘러싸여 생활하다가, 새로운 것이 주어지면 공포를 느끼는 경우를 ‘새것 공포증(Neophobia)’이라 부른다. 새롭고 친숙하지 않은 사물이나 환경에 대해 회피하고, 불안한 행동을 일관되게 보이는 증상이다. 이러한 경우는 새로운 문물, 물건을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게 된다. 사람의 경우에는 유아나 노약자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집에서 생활하는 반려견에게서도 자주 발견된다.
시간공포증
누구나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해 막연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포증의 수준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도 있는데, 이러한 증상을 ‘시간공포증(Chronophobia)’이라 부른다. 이들은 어떠한 현상이 임박했을 때 사람들이 갖는 초조함을 일상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간공포증은 심해지면 신경 쇠약으로 쉬이 발전한다.
공포 공포증
공포에 공포를 느끼는 ‘공포 공포증(Phobophobia)’도 존재한다. 공포 자체에 대한 공포심이 강력한 불안과 두려움을 동반하고, 공포장애 현상인 오한, 경련, 구역질 등을 두려워하는 공포증이다. 다른 공포증으로 인해 공포 공포증은 더 확산될 수 있으며, 심화될 수도 있다. 공포 공포증은 일종의 불안장애증으로 분류되며, 환자들은 지속적인 공포와 계속되는 우려공포장애로 시달린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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