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평가하는 잣대는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사람마다 개별 작품에서 느끼게 되는 감동의 포인트는 각기 다르므로 미술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수치로 기록될 수 있는 단 하나의 기준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바로, 누군가가 하나의 작품을 소유하기 위해서 지불한 거액의 ‘돈’이다. 지금부터는 전 세계에서 고가로 거래돼 화제가 되었던 미술 작품, 그중에서도 그림 작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누워 있는 나부 –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20세기 초에 활동한 이탈리아의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생전에는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사후에 인정을 받은 화가로 이야기된다. 주로 인물화를 그렸던 그의 작품은 누드화가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압수되기도 했다. 2015년 뉴욕에서 출품된 그의 작품 ‘누워 있는 나부’는 미술품 수집가 류이첸이 한화 약 1,8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매입한 바 있다.
걸작 – 로이 리히텐슈타인
미국의 팝 아티스트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마치 만화의 한 장면을 따다 확대해서 캔버스에 옮긴 그림들로 유명하다. 앤디 워홀과 함께 팝아트의 거장으로 유명한데,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행복한 눈물’을 본 이들이 많다. 그의 작품인 ‘걸작’은 2017년 경매품으로 나왔고, 예술계의 큰손으로 꼽히는 스티븐 코헨이 한화 약 1,870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걸작은 만화가 테드 갈린도의 삽화를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재해석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마르텐 솔만스와 오프옌
코피트의 초상 – 렘브란트 판 레인
17세기 네덜란드 화가인 ‘렘브란트 판 레인’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로 꼽힌다. 빛과 어둠의 강한 대비를 만들어내는 ‘키아로스쿠로’를 능숙하게 사용한 스타일이 특징으로 꼽힌다. 마르텐 솔만스, 오프옌 코피트의 초상화를 각각 다른 캔버스 두 개에 담은 렘브란트의 작품은 2015년 유대계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으로부터 네덜란드와 프랑스 정부가 공동으로 1,920억 원의 금액을 지불하고 사들였다.
알제의 여인들 – 파블로 피카소
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스페인의 ‘파블로 피카소’는 입체주의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미술가다. 그가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작품을 재해석해 그린 ‘알제의 여인들’은 지난 2015년 미술 경매에서 한화 1,968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그림을 구매한 이는 런던에 거주하는 카타르의 전 총리 ‘셰이크 하마드 빈 자심 알사니’로 알려져 있다.
No.6 – 마크 로스코
러시아 출신의 미국 화가인 ‘마크 로스코’는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인 예술가로 꼽힌다. 거대한 화폭에 단순한 사각형의 색을 칠한 판화로 유명하다. 경계선이 뚜렷하지 않은 사각형에 색을 넣은 작품들은 미술 작품 수집가들에 의해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그의 작품 중 소위 No.6로 불리는 1951년작은 2014년 8월, 러시아의 억만장자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가 한화 약 2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구매한 바 있다.
No.17A – 잭슨 폴록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인 잭슨 폴록은 미국 미술의 위상을 오늘날의 지위로 올린 인물로 평가된다. 마룻바닥에 편 화포 위에 공업용 페인트를 떨어뜨리는 ‘드리핑’ 기법으로 유명한 미술가로, 지금은 현대미술의 대명사로까지 불린다. ‘우연성’을 강조한 그의 작품 중 ‘No.17A’로 불리는 회화는 2015년 헤지펀드사 시타델의 창업자 켄 그리핀이 한화 약 2,100억 원에 매입한 바 있다.
언제 결혼하니? – 폴 고갱
프랑스의 탈인상주의 화가 폴 고갱의 작품 중 ‘언제 결혼하니?’라는 작품은 일반 대중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꼽힌다. 그의 작품은 2015년 카타르 왕족에게 한화 약 2,200억 원에 판매됐다. 판매 당시의 거래가는 3,200억 원 규모로 전해졌지만, 후일 영국의 예술 전문매체에 의해 실제 거래 가격은 이보다 낮은 2,200억 원이라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 폴 세잔
19세기 후반을 중심으로 활동한 프랑스의 화가 ‘폴 세잔’은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인물이다. 사물의 가장 단순한 형태를 추구하는 그의 화풍은 현대미술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으며, 이러한 경향성 때문에 그를 20세기 입체파의 시조로 평가하기도 한다. ‘카드놀이하는 사람들’은 폴 세잔이 주제와 구성을 단순화한 시도를 담은 작품으로, 2011년 카타르 왕가에 2,900억 원의 가격에 판매됐다.
인터체인지 – 윌렘 드 쿠닝
잭슨 폴록의 No.17A와 함께 시타델 창업자 켄 그리핀이 사들인 작품 중에는 윌렘 드 쿠닝의 ‘인터체인지’도 있었다. 윌렘 드 쿠닝은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로, 주로 미국에서 활동했던 추상표현주의 작가다. 잭슨 폴록처럼 액션 페인팅의 대표적인 작가로 꼽히는 인물인데, 그의 인터체인지 작품은 한화로 약 3,200억 원의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살바토르 문디 – 레오나르도 다 빈치
‘살바토르 문디’라는 타이틀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은 그가 1500년경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예수의 초상화다. 경매로 판매된 이 그림은 전 세계 모든 경매 중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경매 낙찰가는 한화 약 5,320억 원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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