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라고 감히 이야기하기는 힘들지만,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으로 ‘쌀’을 먹고 있을 것이다. 쌀은 벼의 낱알을 먹기 좋게 가공한 것을 가리키며,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밥의 주재료가 된다. 밀, 옥수수와 함께 전 세계 주요 작물로 꼽히는 쌀은 전 세계 인구의 약 34%가 주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우리의 식문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쌀에 얽힌 10가지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중국에서 쌀이 발견
벼가 언제부터 재배되었는지, 그리고 이것으로 쌀을 만들어 먹었는지 정확하게 밝히기는 힘들다. 하지만 현재 대략적으로 유적을 통해 재배의 시기를 추측할 수는 있다. 현재까지 연구된 결과로는 중국에서 8200년 전에서 13500년 전 사이에 재배되었던 쌀이 발견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바탕으로 쌀은 처음 중국에서 발견되어, 이후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게 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인도에서 유럽으로 전파
오늘날의 벼와 같은 종류의 재배는 인도의 갠지스강 유역, 북부 미얀마, 타이, 라오스, 인도차이나, 중국 남부 지역 등지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각각 독립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서구권으로 쌀이 전파된 것은 인도를 통해서로 추측되는데, 터키를 거쳐 발칸반도, 그리고 아프리카 북부 지방을 거쳐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에 전파돼 지중해 연안으로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통일 신라 시대부터 주식
우리나라에서 쌀이 주식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통일 신라 시대부터로 알려져 있다. 부족국가 시대부터 벼를 재배하기 시작했으나, 본격적으로 쌀의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통일 신라 시대부터였다. 하지만 이때도 귀족들에게나 주식이었지 일반 백성들이 주식으로 삼기에는 양이 부족해, 북부는 조, 남부는 보리 등을 주로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에 징발
일제강점기 때는 토지조사사업 및 산미증식계획에 따라, 우리나라의 쌀은 ‘공출’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 ‘징발’됐다. 또한 일본의 벼 품종이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전통 재래벼 품종은 빠르게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를 복구하고자 했던 사업이 1970년대의 통일벼 개발 사업으로, 이때부터 우리나라 벼의 생산성이 본격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벼의 품종은 4만 종이 넘음
벼의 품종은 크게 20여 종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인류 역사상 초기에 주로 재배되었던 것은 아시아종과 아프리카종의 2종이었다. 하지만 아프리카종의 경우에는 수확량이 적고 곡물이 부서지기 쉽다는 단점이 존재해, 현재는 아시아종이 주로 재배되고 있다. 아시아종은 수많은 개량종이 나타나고 있으며, 재배되는 품종을 수로만 따지만 약 4만 종에 달한다.
사탕수수와 옥수수에 이어
재배량이 많은 곡물
벼는 극지방을 제외한 세계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수확량이 많은 곡물은 사탕수수며, 그 뒤를 옥수수가 따른다. 벼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재배량이 많은 곡물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벼의 재배 규모가 넓은 곳은 중국으로 꼽힌다. 재배 규모의 면에서는 중국의 뒤를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의 아시아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재배되는 쌀이 전 세계 수확량의 90%를 이룬다.
현미에는 풍부한 영양소가 있음
벼를 수확한 뒤에 먹을 수 있게 껍질을 벗겨내는 과정을 도정 혹은 정미라고 한다. 정비 과정에서 겨층을 완전히 벗겨내 하얗게 도정한 쌀이 백미며, 왕겨만 제거하고 쌀겨층과 배아를 남겨준 쌀이 ‘현미’다. 단백질, 섬유질, 칼슘, 철분, 각종 비타민 등 우리 몸에 필수적인 영양소가 백미보다 현미에 더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쌀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
쌀은 밥만이 아니라 다른 다양한 음식의 주된 재료로도 사용된다. 국수, 떡, 쌀과자 등 시장에서는 쌀로 만든 다양한 먹거리가 존재한다. 이뿐 아니라 술 또한 쌀로 제조되기도 하는데, 소주, 막걸리, 청주, 사오싱주(소흥주) 등의 술이 쌀로 만든 대표적인 술이다.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인도 지역에도 쌀로 만든 전통주가 많이 존재한다.
명나라 시대에는
천연 접착제로 사용된
지금처럼 접착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시대에는 쌀을 접착제로 사용하기도 했다. 밥을 지으면 쌀은 찰기를 띠고, 이를 뭉치면 약한 접착력을 지닌 접착제로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명나라 시대에는 성벽을 주조하며 돌 사이에 조리된 쌀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일부에서는 새집증후군을 피하기 위한 친환경 접착제로 ‘쌀가루 접착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 이탈리아, 인도에서는
풍요와 다산 상징
미국에서는 결혼식 이후 신랑, 신부가 퇴장할 때 친지들이 쌀을 뿌리는 풍습이 있다. 이탈리아와 인도의 결혼식에서도 비슷한 풍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쌀이 해당 지역에서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결혼해서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아이를 많이 낳고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에서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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