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드라마, K-무비… 장르를 불문하고 한국이 만든 콘텐츠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그중 K-뷰티는 한 듯 안 한 듯 자연스러운 화장으로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사랑받고 있다. 사실, K-뷰티의 시초는 조선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왔는데 그 당시 여인들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 꽃 등을 이용해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했다. 그렇다면 건강한 피부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조선시대 여인들의 뷰티템 10가지를 만나본다.
백분
사진 : KBS2 <황진이>
메이크업의 기초가 되는 파운데이션과 파우더는 얼굴 피부 톤을 균일하게 만들어줘 생기 있는 메이크업을 탄생시킨다. 과거 조선시대 여인들은 분꽃 열매, 쌀, 보리 등을 곱게 갈아 파운데이션 대용으로 사용했으며 이는 백분으로 불렸다. 또는 백분에 백합의 수술 가루나 황토, 적토 등의 고령토를 섞어 색을 낸 색분을 사용하기도 했다.
살구씨 크림
평소 피부 트러블이 자주 생긴다면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수분 크림이나 영양 크림 등을 발라주면 트러블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맑고 투명한 피부로 탈바꿈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서는 살구씨를 가루로 만들어 달걀과 섞어 오늘날의 수분 크림에 해당하는 관리를 하기도 했다. 또는 벌이 지은 집을 허물어 밀랍을 채취한 후에 기름을 넣고 녹여 영양 크림처럼 사용했다.
쌀뜨물 세안
오늘날 화장실 세면대 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누는 세수를 할 때, 손을 닦을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된다. 비누가 없던 조선시대에는 비누 대신 쌀겨를 천주머니에 넣고 우려낸 물이나 쌀뜨물을 받아 세안을 했다. 좀 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녹두, 콩, 팥 등 곡물을 곱게 갈아서 세안제로 쓰기도 했으며 겨울에는 얼굴이 트는 것을 막기 위해 유자 씨를 찧어 달인 물로 세안을 했다.
미안수
스킨을 흡수시키는 과정을 7번 반복하는 7스킨법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조선시대 여인들이 사용했던 토너, ‘미안수’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안수는 주로 수세미, 오이, 수박 등 수분이 많은 열매에서 채취한 물을 베이스로 만든 스킨이다. 계절에 따라 창포, 복숭아 잎 등 향을 내는 재료를 섞기도 했다. 세안 후 미안수를 바르면 얼굴 전체에 촉촉한 보습 효과를 느낄 수 있다.
갓끈
갓은 햇볕과 비를 가리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으로 갓끈을 묶어 사용하는 일종의 모자다. 갓끈은 갓을 매는 데 사용하는 끈이다. 갓의 쓰임새가 다양해지면서 단순히 갓을 매는 데 사용하던 갓끈이 신분이나 개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됐다. 실제로 당상관이 군복을 입었을 때 쓰는 빨간 갓에는 산호나 호박으로 만들어진 갓끈을 매기도 했다.
가체
사극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체는 머리숱이 풍성해 보이도록 본인의 머리카락에 다른 사람의 머리를 땋아 만든 ‘다리’를 엮어 머리에 두르는 장식이다. 유교 사상이 강했던 조선시대에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신체를 소중히 여겨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았다. 가체는 소중하게 여기던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고가의 가격대를 형성했다.
미묵
눈썹은 전체적인 인상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 조선시대에는 가늘고 수나비 앉은 듯한 눈썹이 미인의 조건으로 여겨졌다. 이에 반달 모양의 진한 눈썹이 유행했다. 조선시대 여인들은 단단한 나무의 숯이나 버드나무 재를 기름에 갠 ‘미묵’을 이용해 눈썹을 그려 또렷한 인상을 만들었다.
연지
사진 : EBS <화협옹주의 마지막 단장>
블러셔는 메이크업에 화룡점정을 찍어주는 아이템이다. 얼굴을 단숨에 밝고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블러셔, 과거에는 ‘연지’로 불렸다. 연지는 홍화 꽃잎을 채취해 만들었으며 꽃잎을 빻아 말린 후 가루로 만들어서 사용했다. 또는 꽃잎을 말려서 태웠다가 물에 재워 즙을 걸러내어 굳힌 것을 사용했으며 즙을 거르는 과정이 많을수록 연지의 품질이 좋아졌다.
동백기름
조선시대에는 식물성 기름을 활용하여 머릿결을 관리했다. 그중에서도 동백나무 씨에서 추출한 동백기름을 활용해 윤기 나는 머릿결을 유지했다. 동백기름은 접착성이 강하고 머릿결을 윤택하게 만들어줘 머리치장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화장품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동백꽃이 남쪽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산다화 열매, 아주까리, 수유씨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향갑 노리개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화장품인 향수는 그야말로 멀리서 볼 땐 아무것도 없지만 가까이에 있어야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향기로운 냄새가 몸에서 날 수 있도록 향나무 또는 사향을 향낭에 넣어 몸에 지니고 다녔고 이를 향갑 노리개라 불렀다. 향갑 노리개는 향을 풍기는 것 외에 뱀의 접근을 막기도 했다.
글 : 오혜인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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