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 먹지?” 우리는 식사 메뉴를 정하는 것이 즐거움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 농작물의 품종 개량, 유통업의 발달로 우리는 바다 건너편의 식품을 언제든지 쉽게 구할 수 있고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즐거움을 누리게 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점점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식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못 먹을 수도 있는 멸종 위기 식품 10가지를 살펴본다.
바나나
매년 1000억 개 정도가 소비될 만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일, 바나나는 꽤 오래전부터 멸종 위기 식품으로 거론되고 있다. 바나나의 뿌리를 썩게 하고 수분과 영양 흡수를 차단하는 파나마병 때문이다. 모든 바나나나무가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기 때문에 질병이 퍼지는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면역력이 강한 종을 개발하지 않으면 바나나가 멸종되거나, 지금처럼 저렴한 가격의 바나나는 먹기 힘들어질 것이다.
초콜릿
유독 지치고 스트레스 받는 날, 달달한 초콜릿 한 조각이면 피로가 사르르 녹는다. 인류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초콜릿도 멸종 위기 식품 중 하나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는 열대 지역의 숲속에서만 자라는데, 사막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카카오나무가 자랄 수 있는 숲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카카오나무는 작은 질병에도 쉽게 죽기 때문에 앞으로 버려지는 카카오 열매의 수가 판매되는 것보다 더 많아질 거라는 전망이다.
딸기
새콤달콤한 맛의 딸기는 레몬의 2배, 사과의 10배가 넘는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어 남녀노소 즐겨 먹는 과일이다. 하지만 지난해 늦장마와 고온 현상이 닥치면서 딸기 모종이 죽고 겨울에는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딸기 가격이 점점 비싸지고 있다. 이렇게 점점 수확량이 줄어들다간 케이크 위에 올라간 딸기 하나도 아주 귀해지는 날이 오는 건 아닐지.
커피
전 세계에서 석유 다음으로 많이 팔리고, 하루에 23억 잔 이상이 소비되는 것은? 바로 커피다. 밥보다 더 자주 마시는 커피를 앞으로는 못 마실 수 있다. 커피 재배에 알맞은 기후와 토양을 지닌 커피 벨트 국가들이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받고 있기 때문.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경우 가뭄에 이어 한파까지 겪으면서 커피 생산량이 22% 이상 줄었다. 과학자들은 2040년이 되면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품종이 멸종할 거라는 충격적인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감자
맥주 안주로도,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은 포카칩이 생산 중단 위기에 처했다. 세계 최대 감자 산지인 미국의 워싱턴주에서 폭염, 화재와 같은 이상 고온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감자로 유명한 강원도 역시, 폭염으로 인해 감자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있으며 점점 더워지는 날씨 때문에, 몇십 년 뒤면 강원도 감자 자체가 아예 사라질 거라는 연구 결과도 밝혀졌다.
연어
연어는 풍부한 오메가3와 비타민으로 건강뿐 아니라, 착한 칼로리로 다이어트에도 제격인 세계인이 인정한 슈퍼푸드다. 하지만 연어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바닷물의 이산화탄소량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산성화가 되어 연어의 먹이인 바다달팽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연어의 개체 수 역시 빠르게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옥수수
톡톡 터지는 알갱이의 씹는 맛이 일품인 여름철 간식, 옥수수는 전 세계의 인구와 가축을 먹여 살리는 중요한 작물이다. 하지만 옥수수 역시 멸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립 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이 7.4%씩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와인
와인은 풍부한 맛과 고급스러운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와인은 날씨에 따라 맛이 달라질 정도로 온도에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는데, 한 생태학자는 기후 변화로 인해 와인 생산이 불가할 수 있다며 심각성을 제기했다. 또한 미국 국립 과학원의 논문에 따르면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미국에서 생산되는 와인 생산량의 81%가 감소될 것이라 전망했다.
아보카도
‘열대 지역’ 하면 떠오르는 과일 중 하나, 아보카도다. 아보카도는 중국과 유럽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급 전망이 어두워지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 또한 아보카도 재배는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아보카도 1㎏을 수확하기 위해선 물 2000리터가 필요하고, 아보카도 2개가 항공기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846.36g의 탄소가 발생한다.
사과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대한민국 남쪽, 따뜻한 지방의 사과 농장에서 ‘하얀 사과’가 발견되고 있다.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색소 착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 사과의 당도가 제대로 축적되지 않으면서 사과의 상품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 지속된다면 100년쯤 뒤에는 우리나라에 사과 재배 지역이 없어질 수 있다.
글 : 오혜인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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