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진 속 90년대 패션이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다시 각광받는 현상을 보면서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재작년부터 꾸준히 패션계를 강타한 뉴트로 트렌드와 맞물려 60년대 히피 스타일도 슬그머니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히피’ 하면 자연스럽게 ‘젊음’이 떠오른다. 젊음이 세상을 꽉 채우고 자유로운 반문화를 추구했던 히피에 대해 알아볼까? 명품 브랜드부터 하이엔드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에서 ‘히피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히피의 모든 것을 파헤쳐본다.
히피란?
히피란 무엇일까? 1960년대 중후반, 베트남 전쟁의 교착 상태와 불안한 미국 사회의 영향으로 젊은이들은 희망을 잃고 실의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에 기존 사회의 질서를 부정하고,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며, 정신적 가치에 무게를 두고 인간성을 중시하면서 물질문명을 부정하는 운동이 미국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이것을 그들은 히피(Hippie / Hippy)라 불렀다.
히피의 뿌리 ‘비트닉’
히피의 뿌리는 비트닉에서 시작된다. 비트닉은 보헤미안적 태도를 지닌 반항아 문학청년들을 뜻한다. 잭 케루악과 앨런 긴즈버그를 비롯한 일군의 젊은 작가들은 기존 질서를 거부하고 자유를 숭배했으며 이 흐름은 모드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점점 요란한 패션과 약물 문화, 자유, 평화의 사상이 합쳐지면서 히피 문화가 도래하게 됐다.
히피족의 특징은?
히피족의 특징은 무엇일까? ‘히피’ 하면 자연스럽게 자유분방한 의상과 헤어스타일이 떠오르다. 그들은 정신적 해방을 위한 마약 사용, 공동생활 등이 대표적인 상징이다. 이들의 자유분방한 복장은 미국 원주민들의 복장을 어레인지한 스타일이고, 마약을 통한 정신 해방은 미국 원주민들의 연기 흡입을 통한 명상, 떠돌아다니는 공동생활 역시 미국 원주민들이 거주지를 자주 옮긴 것과 흡사하다.
히피, 반문화 운동이 되다
그들은 “Turn On, Tune In, Drop Out”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약물 사용을 통한 정신 구조의 확장 및 해방을 주장한다. 이로써 약물은 히피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때 마약을 통한 정신세계의 탐험을 뜻하는 ‘Trip’이라는 단어가 생겼으며 이 때문에 히피는 단순한 서브컬처를 넘어서 ‘반문화 운동’이라는 칭호를 얻는다.
히피족의 몰락
반문화 운동을 사랑했던 히피족이 몰락하는 일이 생긴다. 때는 1967년, 여러 가지 사건이 터지고 히피의 이상은 점점 흔들리기에 이른다. 일부 극단적 히피들은 컬트 교주로서 군림하며 살인을 사주하고 세뇌하여 착취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미지에 심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또한 마약의 범람 등으로 인해 히피들에 대한 내외부적인 인식이 변하게 된다.
히피족, 아직도 존재할까?
한창 히피족이 성행했던 시절 1960년대의 히피들은 거의 종적을 감췄다. 그러나 아직도 정착하는 삶보다는 방황하는 삶을 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아니면 스스로 돈이 없거나 사회에 적응을 잘 못하는 사람들, 특히 일부 젊은이들이 현대판 히피가 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패션계에 영향을 준 히피룩
히피족의 움직임은 히피 문화라고 일컬어지며 ‘히피 룩(Hippie Look)’이라 불리는 새로운 정의의 스타일을 탄생시킨다. 히피 스타일은 꽃이나 풀무늬의 프린팅이 그려진 의상들을 여러 가지 레이어링하고 화환이나 깃털 액세서리로 치장해 자유로운 무드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히피 문화는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를 걸쳐 월드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히피 스타일의 대명사, 너바나
너바나는 미국 출신의 3인조 얼터너티브 록 밴드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물이 빠진 청바지, 헐렁한 체크 셔츠 혹은 흘러내리는 큰 스웨터를 즐겨 입으며 히피 스타일을 선도했다. 너바나를 추종하는 여성들은 히피풍에서 영감을 받은 짧은 베이비 돌 드레스에 부츠를 신는 등 그런지한 스타일을 즐기기도 했다.
히피 스타일을 사랑한 가수, 조니 미첼
히피 스타일을 사랑한 가수로 조니 미첼도 빼놓을 수 없다. 조니 미첼은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싱어송라이터이자 포크 가수다. 그녀는 펑퍼짐한 튜닉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나른하게 가사를 읊는 히피 스타일의 포크 송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조니 미첼은 빈티지 꽃무늬와 손뜨개로 엮은 크로셰 드레스 등을 즐겨 입으며 새로운 히피 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다.
비주류 히피펌, 인기 헤어스타일이 되다
히피펌이란, 1960년대 미국에서 물질문명에 항의하는 ‘히피족’을 상징하는 것으로 머리 뿌리부터 끝까지 내려오는 펌을 말한다. 히피펌은 과거 2017년 한예슬이 시도한 이후 지금까지 쭉 유행하고 있는 헤어스타일 중 하나다. 특히 뉴트로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현재 더욱 성행하고 있다. 배우 한지민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속에서 풍성하고 꼬불거리는 히피펌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글 : 오혜인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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