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스마트폰이 고장이 나서 A/S 센터를 찾아간 경험을 해본 이들이 많을 것이다. A/S 센터에서 우리는 우리 스마트폰에 숨겨져 있던 화면을 보는 경우를 종종 겪는다. A/S 수리 담당자가 화면을 몇 번 톡톡 두들기더니,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화면이 나의 스마트폰에 뜨는 광경 말이다. 이는 휴대폰에 미리 설정된 ‘백도어’로 인한 것이다. 흔히 사용되는 부정적인 의미의 백도어가 아니라, 더 정확한 숨겨진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백도어다. 우리는 이것을 스마트폰의 ‘비밀 코드(어셈블리 코드)’라 부른다. 지금부터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두 종류의 스마트폰, 삼성전자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의 비밀 코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갤럭시 배터리 온도 확인 *#0228#
스마트폰의 배터리 온도는 굉장히 민감한 정보다. 휴대폰의 배터리 온도가 항시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면 제품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고, 각 부품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삼성전자 갤럭시 브랜드의 스마트폰의 배터리 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코드다. T전화와 같은 서드파티 전화 앱으로는 동작하지 않을 수 있으며, 가능한 스마트폰의 기본 통화 앱으로 입력해보기를 권한다.
갤럭시 번인 테스트 *#7353*#
같은 화면을 긴 시간 비추기 마련인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에는 ‘번인’이 발생하기 쉽다. 번인 현상은 디스플레이의 화소가 타버려, 누렇게 되거나 영구적인 잔상이 남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휴대폰 디스플레이의 번인 현상은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벌어질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위의 비밀 코드는 원색의 다양한 화면을 출력해, 이용자가 쉽게 번인이 일어난 부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화면을 띄운다. 다만 이 방법은 안드로이드9 버전까지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최신 휴대폰인 경우에는 이 코드 대신 ‘*#0&#’을 사용해야 한다.
갤럭시 하드웨어 테스트 점검 모드
*#0&#
이 코드는 말 그대로 갤럭시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의 기능들을 종합적으로 체크할 수 있는 비밀 코드다. 디스플레이의 색 발현 상태에서부터 진동, 카메라, 센서, 스피커, 하드웨어 키의 반응 테스트까지 대부분의 기능을 테스트할 수 있다. 다만 노출되는 항목은 제품에 따라 각기 다를 수 있다. 갤럭시 노트 혹은 갤럭시S 울트라 제품군의 경우에는 S펜의 테스트도 가능하다.
갤럭시 짝퉁 구분 코드 *#2663#
이 코드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펌웨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코드다. 휴대폰의 터치 감도가 이상한 때나 말 그대로 현재의 스마트폰 펌웨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하나의 활용 방법이 있으니, 바로 갤럭시 스마트폰의 ‘짝퉁’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갤럭시 짝퉁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만약 해외 직구로 제품을 구매했다면 이 코드를 한번쯤 활용해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갤럭시 고유 기능 및 시리얼 확인
*#06#
흔치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제품의 시리얼 넘버, IMEI 등을 확인해야 할 때가 간혹 있을 수 있다. 개발자들을 비롯해 일부 직군의 경우에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확인할 일이 없는 이러한 정보가 유용하게 활용되기도 한다. *#06#은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코드다. 갤럭시 기본 전화 앱을 실행한 후 위의 비밀 코드를 입력하면 바코드 형태의 시리얼 넘버와 IMEI가 같이 나타난다.
갤럭시 최초 통화일 알아보기
*#12580*369#
만약 다른 누군가가 사용하던 갤럭시 스마트폰을 구매했거나 받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오래 쓰지 않았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곧이곧대로 그 말을 믿을 수는 없을 것이다. 휴대폰의 사용 기간이 어느 정도가 되었을지 가늠해보고자 한다면 위의 비밀 코드를 입력해보자. 휴대폰의 AP와 CP(모뎀), CSC(제조사 소프트웨어 버전), BL(부트로더), 그리고 ‘최초 통화일’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 발신 번호 표시 제한 *23#
우리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할 때면, 당연히 나의 전화번호를 상대방이 받기 전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 아이폰에는 재미있게도 이를 숨길 수 있는 비밀 코드가 있다. *23#을 입력한 후에 전화를 하게 되면, 전화를 받는 상대방에게는 ‘발신 번호 표시 제한’으로 표시가 된다. 설정 화면에서도 이 기능을 켜놓을 수 있지만, 이 경우는 다시 기능을 끌 때까지 계속 상대방에게 발신 번호 표시 제한으로 전화가 가게 된다는 점에 주의를 요한다.
아이폰 통화 대기 설정 코드 *#43#
내가 통화 중일 때 누군가 나에게 전화를 걸면 ‘통화 중’이라는 안내가 나오고, 통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게 만드는 코드다. 통화 대기 설정은 아이폰의 설정을 통해서도 작동시켜 놓을 수 있지만, 고유 코드로도 대기 설정을 바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21#을 입력하면 걸려오는 모든 전화를 미리 설정한 전화번호로 돌려주는 설정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서비스의 경우에는 이동통신사별로 부가 서비스의 가입이 필요할 수 있다.
아이폰 수신감도 확인
*3001#12345#*
아이폰이 갑자기 통화 감도가 좋지 않아질 때가 있다. 이런 때는 아이폰의 고장을 의심해볼 것이 아니라, 우선 내가 지금 위치한 곳의 통신망 상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다소 긴 이 비밀 코드를 입력하고 ‘통화’ 버튼을 누르면 필드 테스트 창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러면 화면의 왼편 상단에 숫자나 나타나게 되는데, 이 번호가 –100 이하의 경우에는 수신 감도가 많이 약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이폰 EFR 활성화 *3370#
이 비밀 코드를 입력하고 통화 버튼을 누르면 아이폰의 EFR(Enhanced Full Rate) 모드가 활성화된다. 이 모드는 한마디로 ‘통화 품질 향상 모드’로, 설정된 상태에서는 통화 음질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만큼 배터리도 더 빠르게 닳을 수 있다. 또한 *#62#을 입력하면 부재중 전화를 확인할 수 있으며, *#36#을 입력 후 통화 버튼을 누르면 갤럭시 스마트폰처럼 내 단말기의 식별 번호를 쉽게 확인할 수도 있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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