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다. 거장으로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이 특히 유명한 제작사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작품을 내놓고 있는 스튜디오다. 이곳의 명작 애니메이션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곳을 배경으로 삼은 경우가 많다. 지금부터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 속에서 볼 수 있는 실제 명소로 어떤 곳들이 있는지 둘러보고자 한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동유럽 국가인 크로아티아의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폭포로 연결되는 16개의 호수가 유명하며, 다양한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는 숲 사이로 원시림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는 물이 흐르는 곰팡이의 세계가 그려지는데, 이를 그릴 때 참조한 것이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으로 전해진다.
천공의 성 라퓨타 – 영국 웨일스
카디프 성
영국 웨일스의 수도는 ‘카디프’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카디프 성은 중세의 요새이자, 2천 년에 이르는 역사를 지닌 빅토리아조 고딕 양식의 저택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방공호로 사용됐던 터널,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박물관 등이 이곳에 위치해 있다. 스팀펑크 세계관의 작품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가 된 곳이 바로 카디프 성으로, 웅장한 성의 모습을 작품이 다양하게 참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웃집 토토로 –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 후치의 숲
일본인들의 유년 시절을 상징하는 하나의 작품인 ‘이웃집 토토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고향이기도 한 사이타마현을 배경으로 삼았다.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에 걸쳐있는 자그마한 언덕인 ‘후치의 숲’이 특히 많이 쓰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은 1996년 택지 개발지로 지정이 된 바 있는데, 이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시민단체는 ‘후치의 숲 보존연락협회’를 만들어 숲을 보존하기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마녀배달부 키키 – 스웨덴
고틀란드섬 비스뷔
비스뷔는 스웨덴 고틀란드주의 주도로,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한 잘 보존된 중세 도시다. 도시의 인구는 22,000명 내외로, 링무렌이라는 이름의 3.4㎞ 길이의 돌벽이 특히 유명하다. 어린 마녀가 자립하는 내용을 담은 ‘마녀배달부 키키’의 배경이 되는 곳이 바로 비스뷔 마을로 전해진다. 실제로 이곳은 북유럽 양식의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줄만한 풍경을 가진다.
추억은 방울방울 – 일본 야마가타현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지브리의 1991년작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추억은 방울방울’은 여행을 통해 성인이 어릴 때를 회상하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곳에 그려진 전형적인 농촌 마을은 일본의 야마가타현을 배경으로 삼았다. 쌀과 술이 유명한 곳이며,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스키를 타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 지역이다. 또한 온천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붉은 돼지 – 크로아티아 스티니바
코브
지브리의 작품 중에서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에는 유럽의 풍경이 자주 그려진다. ‘붉은 돼지’ 또한 유럽을 배경으로 그린 작품으로, 1929년 이탈리아가 주된 배경이 된다. 실제로 작중에 그려진 풍경은 크로아티아의 스티니바 코브로, 유럽 사람들 사이에서도 아는 사람만 안다는 관광 명소다.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탓에 관광에 최적화된 곳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바다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귀를 기울이면 – 일본 세이세키
사쿠라가오카
1995년 개봉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귀를 기울이면’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은퇴를 고려하는 단계에서 제작된 작품이다. 그로 인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기획의 대부분을 담당했음에도, 실제 연출은 고 콘도 요시후미 감독이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은 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다. 이곳의 지하철 역사에서는 지금도 작중의 주제가로 등장하는 ‘컨트리로드’라는 노래가 흐르고 있다.
모노노케 히메 – 일본 가고시마현
야쿠시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시대극 ‘모노노케 히메’는 1997년 일본에서 개봉해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다. 대자연을 배경으로 삼은 이 작품의 주된 배경은 일본 가고시마현 야쿠시마다. 큐슈 최남단의 가고시마현에서 뱃길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섬이 바로 야쿠시마다. 이곳은 일본에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가장 먼저 등재된 곳으로, 바닷속 화산이 폭발하면서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가 융기해 생긴 섬이다.
벼랑 위의 포뇨 – 일본 히로시마현
도모노우라
인어공주를 스튜디오 지브리의 입맛대로 만들어낸 결과물이 바로 ‘벼랑 위의 포뇨’다. 여타 작품들과는 달리 본격적으로 유아층을 겨냥해 만든 작품으로 평가되는 게 바로 이 작품이며, 개봉 당시에는 혹평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평가가 오르는 특이한 작품이기도 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히로시마현의 ‘도모노우라’에서 거주하면서 작품을 구상했고, 또 작중의 배경으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마루 밑 아리에티 – 아오모리
세이비엔
스튜디오 지브리의 2010년작 ‘마루 밑 아리에티’는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 수상에 빛나는 작품이다. 이 작품 또한 벼랑 위의 포뇨처럼 원작이 있는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바 있다. 본작의 주된 배경은 일본 아오모리에 있는 ‘세이비엔’이다. 이곳은 일본식 정원인 세이비엔, 정원 감상을 위한 곳 세이비칸, 그리고 불상을 모신 고호우덴으로 나뉘어 있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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