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조리할 때 전자레인지만큼 편리한 기구가 또 없다. 전자기파를 이용해 음식을 데우는 조리기구인 전자레인지는 가열, 해동 등을 출력을 조절하며 할 수 있는 기기다. 다양한 요리를 순식간에 조리할 수 있는 편리한 기구지만, 전자레인지를 활용해 식재료가 고온에 노출될 경우에는 영양소가 손실되는 경우도 많다. 지금부터는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안 되는 식품, 식재료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육류
육류를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경우는 상당히 잦다. 프라이팬으로 조리할 때보다 훨씬 간편해서, 조리한 후 시간이 지난 육류 요리를 데울 때 전자레인지가 자주 활용된다. 또한 얼어있는 육류를 해동할 때도 전자레인지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경우에는 육류에 들어있는 비타민B12와 아미노산 함량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이미 조리된 육류를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육즙과 단백질 함량을 줄일 수도 있다.
흰쌀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 또한 전자레인지로 데우는 것이 권장되지 않는 음식이다. 전자레인지로 흰쌀을 데울 경우에는 고온이 흰쌀의 영양소를 다량 감소시킬 수 있다. 전자레인지로 쉽게 밥을 짓는 방법도 많이 공유되고 있지만, 가능하면 흰쌀로 밥을 지을 때는 밥솥을 이용하기를 권장한다. 또한 이미 지은 밥을 데우고자 할 때는 냄비에 물을 약간 넣고, 저온에서 익히는 방법이 나을 수 있다.
브로콜리
양배추의 일종인 녹색 채소 브로콜리는 풍부한 영양가를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다. 비타민E와 베타카로틴, 비타민A가 풍부하며, 비타민C는 레몬의 2배 분량을 함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레인지로 고온에서 조리할 경우에는 브로콜리에 함유된 항산화제가 최대 97%까지 파괴될 수 있다. 영양분 섭취를 위해 브로콜리를 먹고자 한다면, 고온 조리가 아니라 샐러드나 스무디로 먹기를 권한다.
버터
우유 속 지방을 모아서 고체로 가공한 ‘버터’는 대부분의 성분이 지방이다. 수분 함량이 상당히 낮으며, 조금이나마 단백질이 들어있다.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버터가 쓰이기에, 버터가 든 식은 요리를 데울 때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터에 든 소량의 단백질을 생각할 때는 전자레인지 조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의 열은 버터의 단백질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유
우유가 완전식품이며 건강식품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어느 쪽이건 우유에 많은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할 것이다. 우유를 비롯해 요거트 같은 유제품은 고온에 노출될 때, 풍부하게 함유된 영양소가 최대 반절까지 손실될 수 있다. 전자레인지에서 우유를 고온 조리할 경우에는 유제품에 함유된 비타민B12가 전량 손실될 수 있으며, 필수 무기질 함량도 감소될 수 있다.
마늘
주로 요리에서 향신료 역할을 하는 마늘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많이 소비된다. 향신료이면서도 동시에 채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고추와 함께 가장 소비가 많은 향신료다. 거의 모든 한식에 마늘이 들어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향신료가 아니라 마늘의 영양분을 섭취하고자 할 때는 전자레인지로 고온에서 마늘을 조리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전자레인지에 1분만 데우더라도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버섯
버섯은 종류에 따라 가지고 있는 성분이 각양각색이다. 항암 성분을 가지고 있어 약으로 쓰일 정도로 유용한 버섯도 있으며, 소량으로도 생명에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는 것들도 있다. 만약 단백질 섭취를 이유로 버섯을 섭취하려 한다면, 전자레인지 조리는 권장되지 않는다. 버섯에 있는 단백질은 고온에서 조리될 경우 완전히 파괴되기에, 70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조리하는 편이 좋다.
날달걀
계란이 들어간 요리를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 하지만 날달걀을 전자레인지에 익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전자레인지에서 날달걀을 가열하면 달걀 껍질 속 수분이 수증기를 만들며, 부피가 커져 달걀이 폭발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껍질에 싸인 삶은 달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자레인지에서 달걀을 조리할 때는 반으로 쪼개거나 노른자를 터트린 상태에서 하기를 권장한다.
고추
고추를 비롯해서, 캡사이신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가능한 전자레인지에서는 조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음식을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할 경우에는 캡사이신 성분이 방출돼, 전자레인지에 매운 연기가 가득 차게 된다. 전자레인지 도어를 열 경우에는 이 연기가 사용자를 덮쳐, 눈과 목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가능하면 이러한 요리는 덮개를 덮어서 연기가 방출되지 않도록 조치한 다음에 조리해야 한다.
컵라면
컵라면 용기를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하면 폴리스티렌에서 발암 물질과 환경 호르몬을 방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수한 용기를 사용해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해도 괜찮은 상품의 경우에는 해당사항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은박으로 만들어진 뚜껑은 반드시 제거한 후 조리해야 한다. 은박지가 전자레인지 조리 시에 불꽃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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