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의 계절이 돌아왔다. 붕어빵은 집 근처 5~10분 거리에 붕어빵 파는 곳이 있다는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이란 신조어가 통용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붕어빵은 단순히 군것질거리, 서민 음식의 한 종류를 넘어 50~60년대를 대표하는 기호이자 상품이다. 이제 붕어빵은 세대 구분 없이 좋아하는 겨울 간식으로서 특히 겨울 초입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붕어빵 얘기가 시작된다. 우리가 즐겨 먹는 붕어빵, 붕어빵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붕어빵 첫 등장?
붕어빵은 의외로 100년 가까운 긴 역사를 가졌다. 따지자면 근본 있는 음식이다. 서양의 와플과 동양의 찐빵에서 영감을 얻어 일본이 도미빵을 만들었고 이것을 우리나라가 1930년에 들여왔다. 미국의 곡물 원조로 국내에 밀가루가 대량으로 들어온 1950년대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밀가루를 풀 반죽처럼 묽게 만들어 빵을 구웠다. 이때는 붕어빵에 앙금이 거의 없었고 붕어빵은 쭉 서민의 점심 대용으로 인기가 많았다.
다시 돌아온 붕어빵
붕어빵은 198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잠시 사라졌지만 1998년 IMF 사태 무렵 다시 돌아왔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길에 나와 붕어빵을 구웠고 사람들은 다시 식사 대용으로 붕어빵을 사 먹었다. 이런 이유로 붕어빵 판매량은 불황 지표로 여겨지기도 했다.
붕어빵과 잉어빵 차이?
드라마 ‘빈센조’에서는 붕어빵과 잉어빵의 차이점을 “붕어빵의 붕어 입 모양은 ‘붕’, 잉어빵의 잉어 입 모양은 ‘잉’”이라 말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붕어빵의 인기를 보고 잉어빵이 생겼다. 잉어빵의 탄생은 1998년 대구로, 잉어빵은 대체로 반죽과 팥 믹스가 본사에서 나오기 때문에 굽는 사람에 따라 맛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팥이냐? 슈크림이냐?
팥이냐, 슈크림이냐. 붕어빵을 두고 해마다 반복되는 논란이다. 붕어빵의 근본은 무엇인가. 팥과 슈크림은 순전히 개인의 취향이지만 건강에는 다른 효능을 준다. 팥은 감기 예방에 탁월해 겨울을 건강하게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준다. 슈크림의 주재료인 계란과 우유에는 트립토판 성분이 함유돼 있어 체온 상승을 돕는 역할을 한다.
붕어빵 지도 등장
물가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붕어빵도 사라졌다. 사람들은 이제 쉽게 볼 수 없는, 지도 앱에서 검색되지 않는 붕어빵 포장마차 위치를 서로 공유하는가 하면, 각 지역의 붕어빵 시세와 맛 평점을 매기고 있다. 현재 SNS와 애플리케이션 등 효율적인 방법을 활용해 붕세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붕어빵 어플
가슴속 3천원
‘가슴속 3천원’은 전국의 붕어빵 가게 위치를 알려주는 어플이다.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한 지도가 열리고 가장 가까운 붕어빵 판매지가 하트 아이콘으로 뜬다. 하트를 누르면 문을 연 붕어빵 노점과 위치, 이동 시간, 가격, 평점과 리뷰까지 볼 수 있다. 붕어빵뿐 아니라 길거리 간식인 호떡, 군고구마, 문어빵, 계란빵, 어묵, 떡볶이 등 다양한 판매처까지 알 수 있으니 겨울철 필수 어플이겠다.
대동풀빵여지도
‘대동풀빵여지도’는 구글 오픈맵을 활용해 이용자가 직접 노점을 표시하고 정보를 갱신하는 형식이다. 전국의 ‘풀빵 김정호’ 같은 사람들이 붕어빵 맛, 가격, 팥소의 양, 가게 오픈 시간, 주인 친절도까지 적어두었으니 참고하기 좋다. 대동풀빵여지도는 앱을 따로 설치하거나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포털 사이트에서 ‘대동풀빵여지도’를 검색해 링크를 통해 볼 수 있다.
붕어빵 디저트 출시
‘붕세권’이 아니라 아쉽다면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출시한 붕어빵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디야, 메가커피, 설빙 등에서 다양한 붕어빵 디저트를 선보였다. 이디야커피에서 선보인 검은깨를 활용한 ‘흑임자 붕어빵’은 출시 3주 만에 13만 봉지(총 65만 개)가 판매됐다고 알려졌다.
겨울에 붕어빵이 생각나는 이유?
특히 붕어빵은 겨울에 생각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붕어빵은 정형화된 세련미보다는 모양에서 오는 투박함이 매력적이다. 또한 버스 정류장이나 재래식 시장 등 붕어빵이 팔리는 장소와 무쇠 틀에서 구워지는 과정이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모락모락 김을 내는 붕어빵 노점은 누구나 겨울이 왔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상징적인 풍경이 되었다.
한국의 상징이 된 붕어빵
요즘에는 잉어빵, 미니 붕어빵, 팥이 아닌 색다른 앙금이 들어있는 붕어빵 등 다양한 붕어빵을 볼 수 있다. 또한 붕어빵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도 콘텐츠로 만나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붕어빵을 제일 처음 먹는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 먹는 사람의 성향을 알아볼 수 있는 심리테스트도 생겨났다. 그만큼 붕어빵은 단순히 먹거리를 넘어 한 시대를 대변하고 우리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경제적인 이윤까지 창출하는 중요한 상품이 됐다.
글 : 오혜인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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