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새벽만 되면 감성적으로 변할 때가 많아지는 걸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때 당시 썼던 글이나 메모들을 아침에 와서 다시 보면 왜 그랬는지 손발이 오그라들 때가 종종 있는데요, 밤만 되면 유독 감상에 젖고 센치해지는 이유는 바로 호르몬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루 종일 우리의 몸과 정신을 지배하는 호르몬과 우울함, 센치함을 날려줄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세로토닌의 영향
새벽에 주로 센치해지는 이유는 바로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때문입니다. 세로토닌은 뇌의 시냅스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감정 조절, 식욕, 수면 등에 관여하는데요,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적게 분비되면 기분이 우울해지는데 이러한 세로토닌의 분비는 일조량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즉, 일조량이 적은 밤이 되면 분비량이 감소하여 왠지 모르게 울적해지고 감성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세로토닌은 어디서 분비될까?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세로토닌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트립토판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이 호르몬은 우리 몸의 다양한 곳에 있는데 행복 호르몬이라는 이름만큼 뇌에서 분비될 것 같지만 체내 세로토닌의 약 80%는 의외로 소화관 내에 존재합니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조절할 뿐 아니라 식욕, 수면, 기억력 등 많은 영역에 영향을 끼칩니다.
세로토닌을 이용한 다양한 약품
세로토닌의 기능을 이용해 다양한 약품을 만들기도 하는데 강박장애나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약은 세로토닌을 활성화하거나 뇌에 더 오래 머물게 해 행복감을 느끼게 하고 안정감을 줍니다. 또한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되면 식욕도 억제가 되는데 이 기능을 활용하여 다양한 비만 치료제로 쓰이기도 합니다.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의 관계
세로토닌 분비량에 따라 정해지는 멜라토닌은 수면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햇빛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즉 빛의 자극이 적거나 없는 밤이 되어야 멜라토닌이 분비되는데요, 반면 세로토닌은 햇빛을 쬘 수 있는 낮에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고 분비되는데 해가 떠 있는 동안 생성된 세로토닌은 해가 지면 멜라토닌으로 바뀌게 됩니다. 즉 낮에 최대한 세로토닌을 많이 만들어야 밤에 멜라토닌 형성이 활발해져서 숙면에 이를 수 있게 됩니다.
트립토판의 섭취 늘리는 것이 좋아
세로토닌의 분비를 늘리려면 트립토판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트립토판은 두부 등 콩 요리, 치즈, 요구르트, 바나나 등에 많습니다. 또 비타민B6도 세로토닌 생성에 관여하는데 비타민B6는 닭고기, 돼지고기, 현미 등에 풍부합니다. 트립토판은 영양제로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음식으로 섭취가 어렵다면 영양제를 먹는 것도 좋습니다.
따뜻한 우유 한 잔 도움
잠을 잘 못 자서 몸이 무겁고 기분이 우울할 때는 밤에 꿀을 탄 따뜻한 우유 한 잔이 도움이 됩니다. 우유에 함유된 트립토판이 아침의 세로토닌 생성을 도와주며 신경 안정 효과에 도움을 주어 밤에 잠을 잘 자게 해줍니다. 그래서 이런 우유를 원료로 만든 수면 영양제를 만들기도 합니다.
계절성 우울증도 이 때문
계절성 우울증은 매년 특정 기간에 증상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인데 보통 가을과 겨울에 시작하여 봄에 회복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일반 우울증 같은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등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과 달리 계절성 우울증은 과다 수면, 심한 무기력감, 과식으로 인한 체중 증가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요, 일조량이 적은 지역에 거주하거나 젊은 연령일수록 계절성 우울증을 많이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취침 전 스마트폰 멀리하기
취침 전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독서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생체 리듬의 지연은 계절성 우울증과 연관이 있는데 잘 때 스마트폰의 청색광에 오래 노출되면 이러한 생체 리듬 지연이 더욱 악화됩니다. 반면 책을 읽는 것은 대뇌피질을 자극해 우울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울증 증세가 경미하게 있는 경우 독서 치료법을 쓰기도 합니다.
계절성 우울증에 도움 되는 지압법
계절이 바뀌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등 기분이 가라앉는다면 틈틈이 야외로 나가 가벼운 산책을 하며 햇볕을 쬐는 것도 좋지만, 도움이 되는 지압법을 함께 해주면 그 효과가 배가 됩니다. 양 귀 끝 측면에 위치한 ‘솔곡’을 자극하면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려주면 효과가 있고, 엄지와 집게손가락 사이에서 약간 위쪽에 위치한 ‘합곡’ 지점 또한 지압 시 뇌신경 계통 질환에 효과가 있고 심신 안정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도움이 되는 음식들
콩이나 바나나, 등 푸른 생선, 견과류 등에 트립토판이 풍부하며, 철분이 풍부한 음식도 도움이 됩니다. 철분이 세로토닌 생성 과정에서 보조 효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철분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건 소용이 없는데 필요 이상으로 생성되면 반대 물질이 나와 항상성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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