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이주영 SNS
1992년생인 배우 이주영은 그간 한국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 활동 내내 숏컷에 화장기 없는 얼굴을 유지하면서 ‘여배우’라기보단 소년 같은 털털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색깔이 강한 그의 모습에 10대에서 20대를 필두로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씩 자신의 연기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그의 사연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사진 : 이주영 SNS
‘알바의 달인’이었던 과거
사진 : 이주영 SNS
인지도를 얻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선한 얼굴이기에, 이주영을 신인배우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의 데뷔는 2011년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무명 배우로서 버틴 세월이 상당히 길었던 셈이다. 체대에 재학 중이던 이주영은 대학로의 연극 공연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배우의 꿈을 키우게 되었고, 이에 대학교 2학년 때 연기를 전공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쉬지 않고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독립영화 몇 편에 출연한 것이 필모그래피의 전부인 배우에게 연기만으로 생계를 이어 나가는 것은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사진 : 이주영 SNS
이에 이주영은 온갖 아르바이트를 섭렵하게 되었다고 한다. 편의점, 스크린 골프장, 음식점, 카페에 이어 어린이들 대상으로 한 젖소 체험 행사 가이드까지, 그야말로 ‘인간 알바천국’이었다고 해도 무방한 생활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를 몰고 햄버거 배달까지 했다고 한다. 여자가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긴 힘들 거라며, “금방 그만두게 되지 않겠냐”고 묻는 고용주 측에 이주영은 “못할 게 뭐가 있겠냐”라고 화답했고, 실제로도 햄버거 배달 일을 꽤 오래 했다고 한다. 그의 남다른 뚝심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한 단계씩 천천히
사진 : MBC <역도요정 김복주>
그처럼 어려운 시간을 보낸 뒤, 이주영에게도 조금씩 길이 뚫리기 시작했다. 2016년도 장률 감독의 상업 영화인 <춘몽>에 주연으로 출연하게 된 것을 시작으로 조금씩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던 것이다. MBC 수목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맡게 된 것도 같은 해였다. 이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영화 <협상>을 거쳐, 올봄에 종영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해당 작품에서 이주영이 맡은 것은 트랜스젠더 셰프인 마현이 역으로, 시청자들은 중성적인 그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역할이라는 평을 보냈다.
사진 : JTBC <이태원 클라쓰>
‘여성혐오 대본’ 저격 논란
사진 : 이주영 SNS
누가 뭐라 하건 ‘할 말은 하고 사는’ 성격 때문에 몇 차례 논란을 겪기도 했다. 그중 “여배우는 여성혐오적 단어다”라는 말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것이 가장 크게 화제가 되었다. 굳이 성별을 지칭하는 말을 붙이는 그 자체가 배우의 기본값은 남자라는 것 아니냐는 것이 이주영의 논지였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은 상당히 거셌다. 몇몇은 직접 이주영의 계정에 찾아가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사진 : 이주영 SNS
하지만 이주영은 굴하지 않았다. 여성혐오적 내용을 포함한 대본을 받은 후엔 “누가 저런 걸 찍으라고 돈을 대주는 거냐”라는 다소 ‘센’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배우로서 받게 될 불이익마저도 감수하지 않으면 취할 수 없는 자세다. 이주영이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은 영화 산업이 갖고 있는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서는 자신부터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항상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조심할 생각은 없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주관이 단단한 배우로 성장하길
사진 : 이주영 SNS
어린 나이에 데뷔하여 단박에 스타가 된 이들과는 달리, 이주영은 다양한 사회경험을 겪으면서 일찍이 ‘먹고사는 것’의 고됨을 체득했다. 그만큼 여러 가지 인간 군상도 경험할 수 있었다. 그것이 분명히 자신의 연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이주영은 자신 있게 말한다. 자신만의 방식과 노력으로 어렵게 여기까지 온 그이기에 취할 수 있는 당당한 태도일 것이다. 이처럼 독특한 외모만큼이나 뚜렷한 주관이 매력적인 배우 이주영이 앞으로도 자신의 연기 열정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사진 : 이주영 SNS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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