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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화 <베테랑>
본인이 맘에 들지 않은 상황이 닥쳤을 때 우발적으로 화를 내거나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면 본인이 ‘분노조절장애’인지 한번쯤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성격이나 특성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정신질환과 관련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스스로 질병임을 받아들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여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분노조절장애란?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으로 정식 명칭은 ‘간헐적 폭발장애’입니다. 분노와 관련된 감정조절을 이성적으로 할 수 없는 상태로 공격 충동이 억제되지 않아 실제 주어진 자극의 정도를 넘어선 파괴 행동을 저지르게 됩니다. 심각할 경우 법적인 문제까지 야기시킬 수 있으므로 주변에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유심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분노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들
분노는 과도한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었거나, 마음속에 억눌린 화가 장기적으로 쌓인 경우, 성장 과정에서 정신적 외상이 있었던 경우, 낮은 자존감이나 열등감 또는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 경우, 특권의식이나 피해의식이 있을 때, 뇌의 전전두엽 감정조절 기능이 약한 경우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표출됩니다. 분노조절장애가 있을 때는 이러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개인의 성격이나 상황, 대인관계 등을 고루 살펴봐야 합니다.
이성을 잃은 분노 VS
이성이 있는 분노
분노를 터트릴 때 이성을 잃어버리면 내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추후 저질러진 상황을 보고 죄책감을 느끼고 상대방에게 바로 사과하게 되죠. 하지만 또 같은 상황이 닥치면 이성을 잃고 분노를 터뜨리게 됩니다. 이런 경우는 보통 부정적인 환경 속에서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고 장기간 억눌러왔을 때 종종 일어납니다. 반대로 이성이 있는 분노는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빠른 시일에 분노를 터뜨릴 경우를 말합니다. 이 경우 분노를 일으키는 상황이 종료되었을 때 당사자가 사과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노조절장애 진단기준
미국 정신의학협의회에서 내린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산손괴나 신체손상을 동반하는 육체폭력, 언어폭력이 최근 3개월 동안 1주일에 2일 이상 발생할 때, 재산손괴나 신체손상을 동반하는 감정폭발이 1년에 3번 정도 발생할 때, 공격성 및 감정폭발이 무계획적으로 일어나고 그로 인해 경제적, 법적 문제를 겪을 때, 환자의 나이가 최소 만 6세 이상일 때이며 감정폭발의 정도가 되는 계기가 심리적 상황이나 스트레스의 정도에 비례하지 않는 상황이어야 합니다.
발병 시기
일반적으로 청소년기부터 시작되어 만성질환으로 고착됩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비율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원인으로는 높은 안드로겐 수치와 호르몬 이상을 꼽고 있는데 선천적인 질병으로 보며 후천적인 발생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너무 어린 시기부터 현재까지 지나치게 강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었거나 노출되고 있다면 분노조절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질환은 전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아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분노조절장애 가진 사람들의 특징
사소한 일에도 화를 참지 못하며 자신의 의지로 제어가 안 되는 영역입니다. 분노를 표출할 때는 스스로 만족을 느끼지만 화가 수그러들고 뒤에 밀려 들어오는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과 허무함 등이 자신을 괴롭히며 인간관계 또한 협소한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또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전두엽의 스트레스 조절 기능이 손상되어 부정적인 감정을 잘 견디지 못합니다. 불면증도 있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알코올 의존증에 걸리기 쉽습니다.
자가진단 테스트
사소한 일에 화가 날 수 있지만 빈도가 잦다면 의심해봐야 하며 다음과 같은 자가진단을 통해 판단해볼 수 있습니다.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 내는 편이다 / 작은 일에도 화가 난다 / 화가 나면 제어가 안 된다 /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게 된다 /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그냥 포기한다 / 다른 사람들이 나를 우습게 여기는 것 같다 / 다른 사람들과 트러블이 자주 일어난다 / 누가 봐도 내 잘못이지만 남 탓을 하곤 한다. 다음과 같은 항목 중 반 이상이 해당된다면 어느 정도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분노조절장애 치료법
약물 치료로는 항우울제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등을 투약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질병의 특성상 본인이 병에 걸렸다는 인식이 부족하여 치료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 외의 심리 치료로는 마음챙김 훈련, 인지행동 치료, 인지이완 및 대처기술 치료 등이 있습니다. 가족이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희생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신과 전문의와의 상담과 적극적인 병원 치료가 필요합니다.
내 안의 ‘화’를 극복하는 방법
먼저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원인을 파악해봅니다. 보통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화를 내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가 났을 때 처음 1~2분 정도 참아보고 견딜 수 없이 분노가 올라오면 그 상황을 되도록이면 피하도록 합니다. 편협한 고정관념보다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는 역지사지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건강하게 화내는 법
화를 잘 내는 것도 분노조절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먼저 올라오는 화를 내기 전 일단 멈춰봅니다. 그리고 화를 내는 것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자문해봅니다. 그래도 참지 못하겠다면 분노를 유발한 사람에게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솔직하게 알리고 정확하게 말하도록 합니다. 이때에는 남을 바꾸려 하지 않고 탓도 하지 않도록 마인드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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