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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 포장 용기에 뜨거운 음식은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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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배달음식 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했다. 외출도,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도 꺼려지다 보니 음식을 배달시켜 집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배달 가능한 메뉴도 다양해져 먹고 싶은 거의 모든 음식을 배달을 통해 받는 일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펄펄 끓여 바로 담아 뜨거운 음식을 받아 들 때마다, ‘과연 이 플라스틱 배달 용기가 안전할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뜨거운 음식을 담아 배달하는 1회용기를 계속 사용해도 괜찮은 것일까? 사람에게도, 지구에게도 좀 더 안전한 괜찮은 방법은 없는 것일까?

 

 

환경호르몬 검출

 

실제로 플라스틱에서는 환경호르몬이 나온다. 대표적인 물질은 비스페놀A와 가소제다. 비스페놀A는 아세톤 한 분자와 페놀 두 분자의 축합에 의해 만들어지는 유기화합물로 플라스틱 용기, 자동차 부품, 젖병, 렌즈, 충격 방지제, 캔, 병마개 등에 사용되는 원료다. 가소제는 단단한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들어서 원하는 모양의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물질이다.

 

 

이러한 환경호르몬 물질들은 서서히 외부로 빠져나오는 특성이 있으며 특히 열과 기름에 약해 뜨거운 물, 기름 등에 닿았을 때 쉽게 빠져나온다. 이러한 물질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용기에 뜨겁거나 기름진 음식을 담아 먹을 경우 체내에 이 물질들이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환경호르몬은 체내에서 정상적인 호르몬을 교란하고 내분비 체계를 교란시킨다. 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정자 수 감소, 성조숙증, 면역력 저하 등 신체적 질병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우울증, 스트레스 등 심리적 문제까지도 발생시킨다.

 

 

PE, PP는 안전할까?

 

“대부분의 배달음식 용기에는 Microwave Safe라고 적혀있는데?”라고 반문할 수 있다. 전자레인지에 이용 가능한 포장용기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으로 비스페놀A 검출이 확인되지 않아 환경호르몬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플라스틱이라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 환경호르몬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가능성 있는 물질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100% 안심할 수는 없다.

 

 

또한 “열을 가하지 않으면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섣불리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환경호르몬은 열에 용출되는 경우 말고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의 형태로 우리 몸속에 들어오기도 한다. 가열되지 않은 일반 생수병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태울 때 나온 환경호르몬이 공기 중을 떠돌다가 바다와 흙에 스며들어 이를 물고기와 가축이 먹고, 결국 우리 몸으로 다시 들어오게 된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협

 

몸속에 들어온 미세 플라스틱은 환경호르몬인 내분비계 교란 물질(EDC)을 내보낸다. 홍승권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환경호르몬은 가짜 호르몬임에도 진짜 호르몬 행세를 하면서 몸속 세포 물질과 결합해 생식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인체에 축적돼 성 기능을 방해하거나 정자 형성을 억제할 수 있다.

 

 

특히 나노 플라스틱은 입자가 머리카락 직경(75000㎚)의 750분의 1 정도로 작아서 몸속에 유입된 후 체외로 배출되기 어렵고, 인체 구석구석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물고기 실험 결과 나노 플라스틱은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까지 손상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생기면 각종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나노 플라스틱은 다른 약한 독성이 있는 물질과 결합하면 급성 독성을 일으킬 수 있으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에 따르면 나노 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아 공기 중에 흩어지는데, 호흡을 할 때 폐 속으로 들어가 폐세포를 죽일 수 있다.

 

 

환경호르몬이 배출되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용기에 써 있는 표기를 보면 어떤 종류인지 알 수 있다. HDP나 HDPE는 고밀도 폴리에틸렌으로 화학성분 배출이 없고 열에도 강해 전자레인지 사용도 가능하고 식품용기에 많이 쓰인다. 강화플라스틱, 영유아 장난감, 세제통 등이 해당한다.

조심해야 할 글자 중 하나인 PET는 1회성으로 제작된 용기이므로  재사용 시 박테리아 번식 가능성 증가 및 인간의 호르몬 밸런스를 파괴할 위험이 높아 1회용으로 써야 한다. 일반 플라스틱 물병, 케첩병, 탄산수병 등이 있다. 또한 고무대야나 호스, 투명랩 등에 적힌 PVC 또는 V는 폴리염화비닐로 평소엔 안정적이나 열에 매우 약하므로 소각 시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을 대량 방출한다.

 

 

테이크아웃 커피 뚜껑, 1회용 과자포장용기에 써 있는 PS는 폴리스티렌을 의미하며 투명하고 굴절률이 높아 형상을 만들기 용이하지만 내열성이 약해 가열 시 발암물질이 배출된다. PC 또는 라벨 없는 플라스틱은 폴리카보네이트로 주로 안경, 스마트폰 케이스, 우유병 등에 써 있으며 가공성과 내충격성이 우수해 유리의 대체제로 널리 이용되지만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 포스겐 등이 배출되므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다른 일회용 제품들은 어떨까?

 

플라스틱 용기만큼이나 많이 쓰게 되는 것이 바로 나무젓가락이다.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니까 건강에 덜 해롭지 않을까 싶다가도, 과연 정말 안전할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본래 나무는 베어지는 순간부터 색이 변하기 시작하며 썩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나무젓가락은 몇 달, 몇 년 후에 꺼내도 새하얀 색이다. 이는 상온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표백제나 곰팡이 제거제와 같은 화학약품들을 뿌리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약품들이 건강에 좋을 리 없다.

 

 

햄버거를 감싸고 있는 포장지는 어떨까? 2018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패스트푸드 포장지와 다양한 포장재에 쓰이는 PFAS가 사람의 신진대사를 낮춰 비만을 유발한다는 연구를 소개했다. 하버드대학 공중보건학 연구진이 621명의 참가자를 2년 동안 관찰해 PFAS 양과 체중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PFAS 혈중 농도가 가장 높은 사람이 가장 살이 많이 찐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과불화합물이라 불리는 PFAS는 음식물이 포장재에 달라붙지 않도록 하는 코팅재에 주로 쓰이며 패스트푸드는 물론 식품 포장재, 가구, 주방용기 등에도 두루 쓰인다. 음식을 맛있게 즐기는 것도 좋지만, 건강을 생각해 최대한 일회용 용기와 제품 사용은 줄여가는 것이 어떨까.
 

글 : 임수정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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