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언가를 먹어서 에너지를 섭취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 이 간단한 명제를 실천하기 위해 인류는 참으로 많은 것을 먹고 마시고 있다. 하지만 지금껏 많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잘못 섭취해서 목숨을 잃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겉으로 보기에는 먹음직해 보이며 실제로 맛있기까지 한 먹거리들이 많이 존재한다. 지금부터는 보기에 먹음직하지만 섭취하면 인체에 위험한 영향을 끼치고, 심한 경우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열매’들을 살펴볼 것이다.
아스파라거스 열매
아스파라거스는 영양소 중에서도 엽산, 비타민K, 섬유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많은 지역에서 아스파라거스를 날것으로, 혹은 익혀서 먹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스파라거스의 줄기가 아닌 붉은색의 열매다. 이 열매는 과일처럼 생겼지만 먹으면 구토, 설사를 유발하며, 만지는 것만으로도 피부에 발진이 일어날 수 있다.
시트룰루스 콜로신티스
건조한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시트룰루스 콜로신티스’는 수박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먹을 수는 없는 열매다. 반으로 쪼갰을 때는 수박과 전혀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으며, 과육과 씨앗을 품고 있다는 것만이 같다. 섭취 시에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염증을 불러올 수도 있다. 다만 과육과는 달리, 씨앗의 경우에는 연구나 연료 등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미국낙상홍
‘윈터베리’라고도 불리는 미국낙상홍은 ‘서리가 내린 후에도 여전히 붉다’는 뜻을 가진 나무다. 둥글고 붉게 익는 먹음직한 낙상홍의 열매는 한겨울에도 맺혀, 새들의 양식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알칼로이드 성분인 테오브로민이 함유돼 있어, 다량 섭취 시에는 현기증, 복통을 유발하며 저혈압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미국낙상홍은 열매를 먹지 않고, 뿌리 껍질과 잎을 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아키
자메이카에서 주로 먹는 서아프리카 원산지의 아키 열매는 노란 과육 부분이 맛있는 과일이다. 하지만 익지 않은 아키 열매는 독이 될 수 있고, 자메이카 구토병이라 불리는 병을 유발할 수 있다. 자메이카 구토병은 심한 경우 사람이 혼수상태에 이르거나 사망할 수도 있는 질병이다. 이는 아키 열매가 익지 않았을 때 하이포글리신이라는 독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은 아키 열매의 경우에도 씨앗에는 독성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부커스
삼부커스는 비타민C, 식이섬유, 안토시아닌 등 항산화 물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며, ‘엘더베리’라고도 불린다. 감기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삼부커스는 하지만, 충분히 익지 않은 상태에서 섭취하거나 씨앗과 껍질을 먹으면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미량의 렉틴이 있어 복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삼부커스 잎과 가지, 씨앗, 뿌리 등에는 청산글리코시드가 함유돼 위험하다.
자트로파
전 세계 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자트로파는 식물성 지방을 추출해 비누, 화장품, 의약품, 살충제 등의 제작에 사용되는 차세대 바이오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자트로파의 열매에는 유독성 물질이 함유돼 있어 식용으로 활용할 수는 없다. 독성 알부민 쿠르신이 섭취했을 경우 복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다량 섭취하면 위장에 출혈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에는 섭취 시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한 열매로 꼽힌다.
미국자리공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미국자리공은 다른 식물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번식력이 좋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초 생태 파괴종으로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왕성한 생명력을 지닌 뿌리는 약재로 사용되는 유용한 식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자리공은 독초로 분류되며, 열매뿐 아니라 잎, 줄기에도 독소를 품고 있다.
카람볼라
동남아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카람볼라는 열매의 단면이 별 모양과 비슷해 ‘스타프루츠’라고도 불린다. 새콤달콤한 열매는 식용으로 애용되며, 비타민C와 섬유질이 풍부해 이 영양소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는 섭취가 권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옥살산도 함유하고 있어, 신장 결석 등 신장 건강에 문제가 있는 이들은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열매다. 카람볼라 열매를 많이 섭취하면 신장이 손상될 뿐 아니라 발작, 심지어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판지움 에둘레
동남아시아에서 볼 수 있는 ‘판지움 에둘레’의 열매도 식용으로 애용된다. 하지만 날것으로 먹으면 이 열매는 매우 위험하다. 판지움 에둘레의 열매에는 청산가리라고 불리는 시안화수소가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식용으로는 익은 열매의 껍질을 벗겨서 삶고, 바나나 잎에 싸서 한 달 이상을 재워둔 것만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시안화수소를 용해시키는 것이다.
만치닐
만치닐 나무는 미국 플로리다에서부터 바하마, 카리브해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목재가 단단하고 조밀해 원주민들이 배를 건조하는 데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만치닐의 진짜 활용도는 따로 있다. 바로 ‘독’이다. 만치닐의 스페인 이름은 ‘죽음의 난쟁이 사과’로, 나무와 몸통, 가지에서 나오는 끈적한 백색의 수액은 엄청난 독성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열매를 섭취하는 행위는 거의 자살 행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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