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의 특징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다양한 홍보 전략을 펼친다. 지역의 관광지를 홍보하고, 주요 산업을 알려 지역 산업 종사자들의 판로를 쉽게 개척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개중에는 지역 특산물을 알리는 홍보도 포함된다.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을 캐릭터로 만들기도 하고, 방문할 때 반드시 챙겨야 할 명물로 특산물을 기억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전략의 방법 중 하나로 ‘지역 빵’ 홍보 전략이 사용되기도 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을 상징하는 지역 빵을 개발하고 또 적극적으로 알리는 지자체들이 최근 들어 급격히 많아지는 추세다. 지금부터는 지역의 명물로 거듭나고 있는 신기한 ‘지역 빵’들을 모아서 살펴보고자 한다.
원주 복숭아빵
지역적으로는 경기도 여주시와 양평군, 충청북도 충주시와 제천시, 강원도 영월군과 횡성군에 맞닿은 강원도 원주시는 해안가에 비해 일교차가 큰 지역이다. 따라서 이곳은 배수가 좋은 토양에서 복숭아나 배를 심어 가꾸는 과수원이 많다. 원주시는 독창적으로 내세울 먹거리가 없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복숭아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해 내놓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복숭아빵’이다. 복숭아 모양의 쌀빵으로, 복숭아를 말려서 갈아 만든 소가 들어있다.
안동 사과빵
경상북도 안동시에서 나는 사과는 ‘안동사과’라는 브랜드로 전국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1960년대 처음 재배지가 형성된 이후, 1980년대 들어 안동시 전역에서 사과가 재배되고 있다. 안동시를 대표하는 지역 빵으로도 안동사과를 활용한 ‘사과빵’이 유명하다. 실제 사과의 모양을 띤 빵으로, 앙금으로는 강낭콩, 설탕, 물엿 등과 함께 풋사과 분말이 사용돼 달콤한 맛을 가진다.
해남 고구마빵
전라남도 서남부에 위치한 해남군은 간척지가 넓게 조성돼 있어, 전국에서 경지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이다. 특히 유명한 것이 고구마로, 지역을 대표하는 빵도 고구마 모양의 빵이다. 100% 국내산으로 만든 고구마가 75% 이상 함유된 빵으로, 쫀득한 찹쌀피 안에 달콤한 국내산 고구마가 한가득 들어있다. 밀가루 대신 찹쌀과 식물성 전분이 사용된 반죽이라, 먹고 난 뒤에 속이 편한 빵이다.
설악산 단풍빵
강원도 동북부에 위치한 속초시는 동쪽은 동해 바다, 서쪽은 설악산과 접하고 있는 곳이다. 대표적인 국내 여행지로 관광 산업이 크게 발달한 이곳은 지역 빵으로 설악산을 활용한 빵을 특산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단풍 모양으로 만들어진 빵으로, 재료는 사과빵이나 복숭아빵과는 달리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되는 추세다. 체다치즈, 크림치즈, 강낭콩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든 빵을 단풍빵으로 만날 수 있다.
울산 고래빵
경상남도에 위치한 울산은 대한민국 제3의 항구도시이자 해안도시, 그리고 광역자치단체이다. 울산광역시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는 ‘고래’로, 실제 1986년 포경이 금지되기 전까지는 한국 포경업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곳이다. 고래를 잡는 게 중단된 대신 이곳에서는 고래를 캐릭터로 삼은 빵이 판매되고 있다. 붕어빵의 모양을 고래로 만든 제품이 대부분이며, 아이스크림콘을 고래 모양으로 만든 제품도 지역 명물로 인기다.
영덕 대게빵
경상북도 동북부 해안에 위치한 영덕군은 특산물인 대게로 유명한 곳이다. 영덕군 앞바다는 게껍질이 얇고 게살이 많은 대게가 서식하고 있으며, 전국 각지에서 영덕 대게를 먹기 위해 영덕군을 찾는다. 영덕 특산물로 ‘대게빵’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데, 붉은 대게와 쌀가루, 팥을 주원료로 만든 빵이다. 빵 반죽을 밀가루가 아닌 쌀가루와 찰보리 가루를 사용한 게 특징이며, 안에는 부드럽고 달지 않은 팥 앙금이 들어있다.
춘천 닭갈비빵
강원도 춘천시 또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지역이다.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시로 승격된 춘천시의 대표 향토음식은 닭갈비다. 춘천의 서민들이 연탄불에 닭의 갈비 부위를 구워 먹던 것에서 시작돼, 현재는 숯불을 사용해 야채와 함께 철판에 볶는 철판 닭갈비가 지역의 명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부드러운 빵 안에 소로 춘천 닭갈비가 들어있는, 이름에 충실한 내용물의 지역 빵이다.
속초 아바이오징어빵
강원도 동북부에 위치한 속초시는 대한민국 최북단 도시로, 강원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곳이며 또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속초시 청호동에 위치한 함경도 출신 실향민 집단촌인 아바이마을의 순대가 특히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오징어순대를 지역 빵으로 만든 게 ‘아바이오징어빵’이다. 쌀로 만든 오징어 모양의 빵으로, 소로는 오징어가 든 만두소가 사용된 지역 빵이다.
완도 전복빵
전라남도 완도군은 수산업 중심의 지역으로, 김과 전복이 유명한 곳이다. 특이한 모양의 완도 전복빵은 지역 특산물인 전복을 활용한 빵으로, 실제로 전복이 한 마리 통째로 들어가 있는 빵이다. 균일한 크기의 전복을 세척한 후 레몬을 첨가한 소스로 숙성시켜 냄새를 제거해, 계란과 함께 구워낸 빵이다. 반죽에는 동결 건조된 후에 곱게 분쇄된 전복 내장 분말도 들어있다.
횡성 한우빵
강원도 남서부에 위치한 횡성군은 한우를 특산물로 삼고 있다. 이곳의 ‘횡성한우’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브랜드로, 지자체도 이를 기반으로 지역을 홍보하기 위한 브랜딩 전략을 펼치고 있다. 횡성시장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하누&카우 매장에서는 지자체의 협력하에 적극적으로 홍보되는 한우빵을 만날 수 있다. 한우 모양의 틀에서 구워낸 빵으로, 안에는 실제로 횡성한우가 가득 들어가 있는 빵이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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