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우리나라 문화유산 도둑질 시도
일본 정부가 고려 팔만대장경의 인쇄본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일본은 2년 전에도 등재를 신청했지만, 최종 심사에서 탈락했는데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2년마다 국가별로 최대 2건의 신청을 받아 심사하고 있습니다.
고려 팔만대장경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국보 32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문화유산입니다.
현재 일본 도쿄의 불교사찰 조조지에는 고려 팔만대장경 인쇄물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조조지는 조선 건국 직후인 1933년에 세워진 사찰입니다.
1400년대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인쇄된 고려대장경은 일본 나라현의 승려가 가져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조조지 측은 도막부의 초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건네받은 뒤 기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대장경이 왕조 변천과 전란으로 흩어져 없어진 가운데 3개 대장경 인쇄물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있는 것은 유례가 없다”라고 전했는데요.
또한 해당 인쇄물은 약탈 문화재가 아니라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해당 불경은 1458년에 인쇄된 것을 한 승려가 그보다 20여 년 뒤에 일본으로 가져왔다고 소개했는데요.
이를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건네받아 사찰에 기증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1592년에 발생한 임진왜란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것인데요.
일본은 목판 인쇄 시기와 일본에 전래한 경위를 명확하게 밝히면서 약탈 문화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신청할 후보로 불교 성전 총서 3종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당시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을 선정했죠.
일본 정부는 중국 송나라와 원나라의 대장경 인쇄물과 함께 우리나라 팔만대장경 인쇄물까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올리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는 “귀중한 기억의 유산이며, 2025년 봄에 등록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② 팔만대장경으로 벌써 두 번째 시도
해당 소식이 알려진 후 외교부는 등재 신청서가 공개되는 대로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신청서는 내년 상반기 공개될 전망인데요.
일본 정부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시도에 국내 누리꾼은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누리꾼은 “약탈해 간 남의 소중한 유산을 가지고 2번이나 약탈하려 하는구나”, “대한민국에 돌려놓아라.”, “우리나라 문화재를 자기 거라고 우기네” 등의 반응을 보였는데요.
세계기록유산은 다른 나라에서 기원한 기록물에 대해 등재 신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 유산 중 하나인 고려대장경 목판 인쇄물을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하는 것인 만큼 한국 불교계 등에서 큰 반발이 일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본이 인쇄본을 오랜 기간 동안 소장해 온 것은 맞지만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데요.
특히 2021년 조조지 ‘불교 성전 총서 3종’에 대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③ 국외소재문화재 44%, 일본에 있어
지난해 1월 기준 다른 나라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21만 4208점에 달했습니다.
이 중 일본이 9만 4341점으로 전체 44%를 차지했는데요.
문화재가 한국을 떠나게 된 배경으로는 일본이나 조선을 침략해 약탈해 갔거나 6·25전쟁 당시 불법 반출된 문화재도 있는데요.
한국을 알리기 위해 가져갔거나 선물로 기증한 유물도 많습니다.
환수율은 지난 8년간 단 3점에 불과했는데요.
지난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출범 10주년을 맞아 그동안 환수한 문화재 784점 중 4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를 열기도 했죠.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으로 일본에서 환수한 문화재가 최초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한국 절도범이 일본에서 훔쳐 온 충남 서산 부석사 제작 ‘금동관음보살좌상’ 소유권이 일본에 최종적으로 넘어갔습니다.
지난 10월 26일 대법원 민사1부는 대한불교 조계종 부석사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유체동산인도 소송에서 부석사의 상고를 기각했는데요.
10년 넘게 진행된 이 불상 소유권 소송은 1심에서 부석사가 이겼고, 항소심에서는 일본이 승소했죠.
이 불상은 한국 문화재절도단이 2012년 10월 6일 일본 간논지에서 훔쳐 온 것입니다.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원 수장고에 보관돼 있던 불상은 이번 판결에 따라 일본으로 반환하는 절차를 밟게 되는데요.
일본 정부는 조기 반환을 위해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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