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는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뭉친 증상을 ‘식적’이라고 말합니다. ‘먹을 것(食)이 쌓였다(積)’는 뜻으로 만성적인 식체 증후군으로 단순한 체기인 ‘식체’와는 다르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식체는 급하게 먹거나 신경을 쓰면서 먹을 경우 소화가 잘되지 않아서 답답하고 토하거나 설사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식적은 그 증상이 반복적이고 복부가 단단하게 뭉쳐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식적이 생기면 위, 소장, 대장에 노폐물이 쌓이게 되면서 여러 질병을 불러일으키는데요, 식적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식적이란?
식적은 우리가 먹은 음식들이 몸에 쌓여 소화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되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말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쌓이는 ‘적’에 대한 원인으로 음식을 가장 먼저 꼽고, 술로 인한 주적, 밀가루로 인한 면적, 고기로 인한 육적, 혈액순환장애로 인한 혈적 등으로 부르며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부르고 있습니다.
식적의 증상
일반적으로 음식물을 먹고 체하는 것을 ‘식체’라고 하고 체한 정도가 심한 것을 ‘식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적이 발생하게 되면 복통을 호소하며 설사, 혈변 등을 보고 명치끝이 아플 수 있습니다. 몸에 습이 쌓이면 만성적으로 늘 피곤하고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보더라도 시원치 않게 됩니다. 체중이 자연스레 증가하고 관절염이 생기면서 손이 붓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에 배에서 단단한 게 만져지고 신물이 올라오면서 입맛이 떨어져 체중이 줄기도 합니다.
자가진단법
속이 더부룩하고 잘 체하는지, 몸이 잘 붓는지, 트림을 자주하거나 명치를 누르면 통증이 있는 부분, 배를 지그시 눌렀을 때 뱃속이 더부룩하고 통증이 있다면 식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뱃속을 눌러보면 딱딱한 것이 만져지거나 풍선처럼 빵빵한 느낌이 있습니다. 단단한 부분을 건드리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데 특히 명치와 배꼽 사이가 단단하다면 소장이나 대장에 식적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혈자리 눌러보기
명치와 배꼽을 이은 수직선의 중간 부분을 하루 2회 이상 3분간 양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거나 그 주위를 원을 그리며 눌러줍니다. 누워서 양 무릎을 세운 채 마사지하면 배 근육에 힘이 빠져 소화기관에 쉽게 힘이 전달되므로 효과가 좋습니다. 장의 운동방향이 시계방향이므로 배꼽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둥글게 마사지해주는 것도 도움을 줍니다.
식적의 원인
평소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기름진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찬 음식을 먹는 경우, 과식하거나 밀가루 등의 음식을 섭취했을 때 종종 나타납니다. 밤늦게 먹는 것 또한 좋지 않은데요, 밤에는 우리의 몸도 활동을 쉬고 있는 상태이므로 이때 음식을 먹게 될 경우 소화장기가 과도하게 기능을 발휘하게 되어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예방법 및 올바른 생활습관
음식은 의도적으로라도 꼭꼭 씹어서 천천히 섭취하고 찬 음료보다는 따뜻한 음료를 마십니다. 잠자기 2시간 전에는 음식물 섭취를 자제하고 위에 좋은 음식물을 자주 섭취하도록 합니다. 식후에 바로 눕지 말고 가볍게 운동하는 것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식사 시간은 스트레스받지 않고 편안하고 여유 있게 보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과식과 관련이 있나요?
과식은 자신의 소화 기능을 넘는 식사를 하여 위장기관에 부담을 주는 행동입니다. 남은 음식이 소화가 되지 않아 식적으로 쌓일 수 있습니다. 만약 과식을 했다면 식초 한 큰술을 넣은 생수를 반 컵 정도 마셔도 좋고, 식이섬유가 많은 키위를 하루 3개 정도 꾸준히 먹는 것도 소화에 도움을 줍니다.
무조건 조금 먹으면 될까요?
무조건 조금 먹게 되면 일시적으로 식적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영양소의 불균형한 섭취로 나중에 음식을 섭취하면 장내 환경이 더욱 나빠집니다. 적당히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으며, 미네랄이 풍부한 해조류,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 위주로 섭취하는 것을 권합니다.
식적에 좋은 음식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단호박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체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세포 재생력을 높여주고 피부와 점막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어 위장을 보호하는 데 좋습니다. 양배추는 식이섬유가 많아 자연스럽게 음식의 소화, 배출을 도와주며 위장의 염증, 상처를 치료하는 비타민U와 위장 출혈을 막아주는 비타민K가 있어 도움을 줍니다. 양배추가 식적 치료에 도움이 되려면 하루 2회 이상 꾸준하게 섭취를 해야 합니다.
도움이 되는 한방차
대추차는 식후 체기를 가라앉히고 불편한 속을 다스려주는 기능이 있습니다.식후 위장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 불량이 잦은 사람들에게 특히 좋습니다. 매실차 또한 비타민과 유기산 등 해독 작용을 하는 성분들이 풍부하여 소화 불량 등과 같은 증상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줍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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