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세르비아 정부가 리튬 채굴 계획을 부활시켰다. 지난해 1월 사회적 반대 여론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한 지 약 2년 만이다. 세르비아 정부가 리튬 광산 개발을 시작으로 배터리, 전기차 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 경제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알레산다르 부치치(Aleksandar Vucic) 세르비아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마로시 셰프코비치(Maros Sefcovic) 유럽연합집행위원회 그린딜 담당 부집행위원장과 극비리에 만나 리튬을 포함한 배터리 및 핵심 원자재 분야에 대한 전략적 협력 의향서(LOI)에 서명했다.
세르비아 정부 수반이 지난 8월 유럽연합(EU) 신임 환경대책 총책임자로 임명된 마르코스 세프코비치 부집행위원장과 의견을 모은 것이다. 세르비아 정부는 리튬 광산 개발 재개를 통한 국가 경제 활성화, EU는 필수 자원 확보를 목적으로 LOI를 체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르비아 정부는 지난해 1월 다국적 광산기업 리오틴토(Rio Tinto)와 리튬 채굴 합의를 체결했으나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반대 여론이 강하게 불거지자 합의를 취소했었다. <본보 2022년 1월 22일 참고 리오틴토, 세르비아 리튬 프로젝트 생산 지연>
실제로 세르비아는 리튬 매장량이 풍부해 정부 주도로 개발이 이뤄질 경우 일자리 증가, 국가수익 창출 등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세르비아에는 약 120만t에 달하는 리튬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장량 기준 세계 12위, 유럽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세르비아에 매장된 리튬은 40억 유로(약 5조6760억원)에 달하는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르비아와 EC는 우선 환경 파괴에 대한 세르비아 내 우려를 해소하는 데 집중한 이후 광산 개발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C는 “세르비아는 EU 회원국 가입 후보국으로서 환경법을 비롯한 자국 법률을 EU와 조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청정 기술,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0) 등 지속가능한 지역 생태계 조성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리튬 광산 개발에 그치지 않고 배터리, 전기자동차 등을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육성 전략 수립, 제도 개선 등을 통한 전기차, 배터리 외국 기업 유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 슬로바키아 기업 이노뱃(Inobat)과 배터리 공장 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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