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아프리카 짐바브웨가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 러브콜’을 보냈다. ‘리튬 부국’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배터리 생산국’의 타이틀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아프리카 전기차 시장 진출이 미약한 상황에서 LG가 당장 투자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18일 더 헤럴드 등 짐바브웨 매체에 따르면 모하메드 자삿 대통령실 중동 수석 고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LG는 가장 큰 배터리 제조사 중 하나”라며 “이곳에 배터리 공장을 열 것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짐바브웨는 세계 7위, 아프리카 1위 리튬 매장국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탄산리튬(LCE) 기준 367만톤(t)이 매장됐다고 추정했다. 매장된 리튬을 모두 채굴할 시 전 세계 수요의 20%를 충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은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다. 전기차 1대당 약 40㎏이 필요하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리튬 조달이 중요해지면서 짐바브웨에 대한 배터리 업계의 관심이 높다. 중국 화유코발트는 3억 달러(약 3900억원)를 투자해 아카디아 광산을 개발하고 리튬 가공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비키타 광산을 보유한 시노마인 리소스는 5억 달러(약 6500억원)를 들여 리튬 정제 시설을 완공했다.
한국도 짐바브웨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박재경 주짐바브웨 한국대사는 지난 9월 콘스탄티노 치웬가 짐바브웨 대통령 권한대행과 만나 경제 협력을 논의했었다. 박 대사는 면담 후 현지 매체를 통해 “짐바브웨에는 한국이 찾는 리튬을 포함해 다양한 광물이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본보 2023년 9월 25일 참고 韓 기업들, '리튬 부국' 짐바브웨 광물 투자 방안 모색>
양국의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짐바브웨는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를 구애하고 있다. 광물부터 배터리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자국 산업을 키우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연간 540GWh를 목표로 전 세계에서 신·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까지 1조2000억 원가량을 들여 폴란드 공장을 증설한다.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2공장을 지어 현재 5GWh인 생산능력을 26GWh로 확대한다. 캐나다 온타리오에 건설 중인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도 기존 45GWh에서 49GWh로 늘렸다. 대륙별로 주요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추가 투자를 추진하고 있어 짐바브웨에 진출을 모색할 수 있다.
한편, 전기차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짐바브웨에 투자할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배터리 업체들은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와 가까운 거리에 공장을 짓는데 아프리카는 아직 눈에 띄는 대규모 전기차 생산시설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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