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글로벌 주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낸드플래시 가격을 50% 이상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업황 개선 시그널이 곳곳에서 감지되는 가운데 수요와 가격 반등에 힘입어 실적 회복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대만 언론 연합신문망(UDN)에 따르면 매체는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마이크론 등 낸드 업체들이 공급가를 공격적으로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자 탈출을 위해서는 가격 인상률이 최소 40% 이상, 수익 확대를 위해서는 5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UDN은 “현재 낸드 칩 가격 인상은 첫 단계에 불과하다”며 “다음 상승 물결이 다가오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최대 50%에 달하는 ‘폭격적인 가격 인상’ 물결이 또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주요 제조사들이 낸드 생산량을 줄이는 것은 128단 이하 제품을 중심으로 재고 정리를 가속화하고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분기마다 가격을 20%씩 올리는 등 올해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낸드 시황 개선의 주요 배경으로는 감산을 꼽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약 6개월 동안 감산을 이어왔다. 일부 공정에 대해서는 최대 50%까지 생산량을 줄였다. 생산량 조정과 고객사 재고 정상화, 소비자 수요 확대 시점이 맞물리면서 가격에 영향을 미쳐 반도체 제조사로 시장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게 UDN의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시장이 얼어 붙으며 작년 한해 큰 부침을 겪었다. 누적 적자 규모만 수조원 대에 달한다. 특히 낸드는 D램 대비 수요 회복이 더뎌 기업의 흑자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최후의 보루였던 감산 전략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며 기업들은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첨단 공정 낸드 외 제품의 생산 규모는 당분간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31.4%로 1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는 20.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웨스턴디지털(16.9%), 키옥시아(14.5%), 마이크론(12.5%)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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