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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양평 어느 작은 땅에 작은 주말 주택을 짓고 우리 가족 5도 2촌 생활 모습을 소개하는 유오이하우스(@uoe_house)입니다. 도시에서도 항상 마당있는 집에 대한 로망을 안고 살았지만 직장이나 육아 등의 문제로 도시와 아파트를 떠날 수는 없었어요.
그러다 카라반 캠핑에 눈을 돌리게 되었지만 안 그래도 힘든 주중의 삶이 주말까지 이어질 수도 있겠다라는 판단으로 덜컥 작은 땅을 구입하고 작은 집을 짓게 되었어요.
1. 도면
유오이 하우스는 약 90평의 땅에 얹혀진 18평의 작은 집이에요. 90평 땅, 18평 집이라하면 누군가는 너무 작다고 할 수 있지만 남편과 저는 갑갑한 아파트를 떠나 아웃도어 라이프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에 자연과 가까이라면 작은 땅, 작은 집이어도 충분했습니다.
도면을 보다시피 1층에는 방이 없어요. 주중 집에서도 저희 가족에게 침실은 잠잘 때만 들어가는 곳이에요. 그래서 침실은 다락을 활용하기로 하고 1층은 거실+주방을 합쳐 설계했어요.
2. 거실 겸 주방
현관을 통해 집으로 들어와서 통로를 지나면 바로 보이는 곳이 바로 유오이 하우스의 메인 공간인 주방과 거실이에요!
주말 집이라… 인테리어에 돈을 덜 쓰고 싶었는데 원목마루가 주는 따뜻함을 꼭 느껴보고 싶더라구요. 벽지도 웜톤 화이트를 이용해서 최대한 따뜻한 코지한 느낌을 내고자 노력했습니다 : )
주방
1층에는 방이 없기 때문에 유오이 하우스에서는 싱크대가 집의 메인 인테리어 가구예요. 핀터레스트에서 다양한 주방 이미지를 보며 레이아웃, 위치, 색상, 손잡이 수백번 고민하며 결정한 디자인이랍니다.
처음 주방 이미지를 떠올릴 때 부터 벽에 붙인 일반적인 싱크대의 형태는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주방 중심에 위치한 싱크대에 도란도란 모여 함께 음식을 준비하는 그런 모습을 떠올리며 위치를 잡아보았습니다.
유오이하우스는 주말 주택이기 때문에 주방용품들이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상부장의 개념이라기보다는 인테리어적인 요소로 스텐 키친랙을 달았어요.
육퇴하고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며 한 잔씩 하는게 주말의 낙이라 레트로한 술잔들, 포인트 되는 접시들만 스텐 키친랙에 놓고 사용하고 있답니다:) 나머지 그릇들은 싱크대 하부장 선반에 넣어두고 귀여운 커튼을 달았어요. 일반 도어를 다는 것보다 훨씬 느낌있지 않나요?
주방 가전 또한 딱 기본적인 것들만 있어요. 광파 오븐, 전기 밥솥, 전기포트, 에스프레소 머신(하하… 별거 없쥬…?) 아! 특이한 건 컵세척기 정도?(물 잔, 커피 잔, 술 잔 너무 많이 사용해서 애용템입니다..ㅎㅎ)
에스프레소 머신은 신혼 때부터 쓰던 드롱기를 가져다 놓았는데 사실 주중 집에서는 커피 내릴 시간도 없어서 캡슐 머신을 쓰지만 주말 집에서는 나도 바리스타처럼… 그라인딩, 댐핑까지 딱! 해서 에소프레소를 내려 마셔요. 여유로운 아침 맞이를 위한 첫번째 루틴이라고나 할까요?ㅎㅎ
인덕션과 후드는 집 분위기에 맞게 화이트로 골랐는데 인덕션과 후드가 자동으로 연동이되어 음식을 하면 후드가 자동으로 켜졌다가 꺼져요! 너무 좋은 기능이더라구요.
인덕션이 화이트라 쉽게 오염이 될까봐 인덕션 보호매트를 올려놓고 사용하고 있는데 바로 지워지지 않는 그을음(?) 같은 것들도 사용하다 보면 지워져 있어서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유오이 하우스에는 모던한 냉장고 보다는 레트로 냉장고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냉동, 냉장 투도어 형식의 냉장고가 대부분인데 제가 구매한 냉장고는 가운데에 김치냉장고 기능을 하는 칸이 하나 더 있어요. 냉장고에 김치 냄새 나는 것 싫어하는데… 이렇게 김치냉장고 칸이 따로 있으니 보관이 훨씬 용이하고 좋아요! : )
그 옆으로는 작은 미니 소파를 하나 두었어요. 소파를 둘까 말까 많이 고민했었는데 안 두었으면 큰일날 뻔 했어요… 잠시 낮잠을 자기도 하고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 되기도 하거든요. 이 자리에 누워 쉬며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볼 때 너무 뿌듯하답니다.
거실
2인용 쇼파 앞쪽으로는 1인용 의자가 놓여져 있어요. 저희는 주로 의자와 소파에 앉아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눠요. 때로는 제가 주방 일을 하고 있으면 아이들은 소파에서, 남편은 1인용 의자에 앉아서 제 말동무가 되어주기도 한답니다 : )
싱크대를 기준으로 싱크대 앞쪽은 다이닝룸, 싱크태 옆쪽은 리빙룸에요. 공간을 나누어 이름 붙이기가 살짝 애매할 정도로 작은 주택이지만 그래도 꽤나 알차죠? : )
3. 다이닝룸
싱크대 앞쪽으로 배치되어 있는 공간인 유오이하우스의 다이닝룸입니다! 사실 이 다이닝룸은 썬룸으로 기획된 공간이었어요. 폴딩도어를 두 면에 달아 실내와 실외의 그 중간 쯤으로 활용하자…? 하지만 예산 초과로 폴딩도어는 외부쪽을 향해서만 달게 되었죠… 대신 커다란 통창 넣어 개방감을 주고 폴딩도어 반대편에 기다란 세로 창을 놓아서 맞바람이 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지금도 충분히 만족 하지만 추후에 폴딩도어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의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줄 수 있는 원목셔터 문을 달아볼까 해요 : )
창이 많아 하루종일 따뜻하게 들어오는 햇빛 덕분에 주중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고 폴딩 도어를 활짝 열어 이곳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여유가 정말 최고랍니다(굿!)
의자가 매우 다양하죠…?ㅎㅎ 주말 집에서는 손님을 초대할 일이 많을 것 같아 기본 여섯자리는 꼭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테이블은 2000사이즈로 구매했고, 의자는 획일적으로 통일하기 보다는 모양도, 컬러도 다양하면 예쁠 것 같아 주중집에 있던 의자도 몇개 가지고 오고 오늘의집 스토어에서 인기있는 제품들로 골라봤어요.
다이닝룸에는 타일을 깔았더니 바닥이 살짝 차가운 느낌이 있어서 테이블 아래 대형 러그를 깔았더니 훨씬 따뜻한 느낌이라 좋더라구요 : )
4. 화장실1
작은 집에 화장실 2개가 왠 말이냐고요? 여기는 특별한 유오이 하우스잖아요. 가족 때로는 친구들 함께 모여 즐거운 주말을 보내는 곳이기 때문에 서로가 불편하지 않도록 작은 화장실 두 개를 두었어요. 요즘 600각 타일에 졸리컷이 유행이지만… 주말 집만큼은 스타벅스 화장실 스타일의 그린그린한 화장실과 귀욤 뽀짝한 컬러 모자이크 타일로 꾸며 보았어요.
5. 화장실2
욕조는 워낙 작은 사이즈의 욕실이라 반신욕 용의 소형 욕조를 두었어요. 어른들은 반신욕할 정도로는 충분하고 아이들은 물놀이하며 씻기기에 딱 좋은 사이즈랍니다.
처음 온 지인들은 동그랗고 귀여운 변기를 보고 이게 뭐냐고 놀라기도 해요…(웃음) 문이 걸리지 않도록 최대한 작은 사이즈의 변기를 찾는데 국내엔 없어서… 타오바오 직구를 통해 힘들게 구매했어요ㅠㅠ 배송부터 설치하는 순간까지 정말 걱정 많이 했는데… 성공적으로 설치되어 다행이었어요ㅎㅎ
두 화장실의 중간에는 건식 세면대를 두었어요. 싱크대 손잡이에 맞추어 스웨덴 베슬라그 손잡이를 직구해서 달았는데 일반적인 무광 pet 디자인의 세면대일 뿐인데 손잡이 하나로 다른 무드가 느껴지죠?
6. 계단실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계단 아래 작은 팬트리 같은 공간이에요. 여기에 작은 수납 선반을 놓아 식료품을 놓기도 하고 행거를 달아 옷을 보관하기도 한답니다.
7. 다락방
다락은 심플해요. 박공 지붕 모양의 귀엽고 편안한 다락! 유오이 하우스에는 두 개의 다락방이 있는데요, 하나는 저희의 침실 공간이고, 하나는 아이들의 놀이방 혹은 여분의 침실로 사용하고 있어요.
침실용 다락에는 간단히 토퍼를 깔아 생활하고 있고 아이들에게 잠자리에서 읽어주는 책 정도만 놓고 생활하고 있어요.
주말 주택이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되도록 원격 제어가 가능한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어요. 겨울에는 도착했을 때 다락이 너무 추워서 원격 히터를 놓고 도착하기전에 방을 따뜻하게 데워놓고 있지요 : )
여기에서 이뤄낸 또 하나의 로망은 바로 천창이었어요. 천창을 시공했다가 누수나 결로로 고통받는 건축주 분들도 계시길래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다행히 하자 없이 잘 시공되었고 천창으로 보이는 맑은 하늘, 구름, 별빛은 저희에게 큰 선물이 되고 있답니다.
아이들의 놀이방은 일부러 벽체를 막지 않고 난간으로만 시공을 했어요. 아이들이 윗층에서 놀고 있어도 항상 함께 있다는 마음의 위안(?)을 주기 위함이었는데 아이들도 주중 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주택만의 구조라 굉장히 좋아합니다.
8. Bonus! 마당 있는 삶
사실 저희에게 마당은 아직 어려운 공간이에요. 조경은 저희 가족이 찐 셀프로 진행했거든요… 끝나지 않았어요. ~ing 직접 잔디, 파쇄석 깔고 서울에서 나무 실어와서 심고! 조경 작업 하는 날은 온 몸에 근육통으로 밤새 끙끙 앓았는데… 너무 중구난방으로 심어서 내년 봄이 오면 대대적인 수정을 거쳐야 할 것 같아요.(벌써 힘든 느낌…)
정말 힘든 작업들이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마당에서 하는 모든 것들이 놀이였던 것 같아요. 함께 나무를 심고, 잔디를 깔고, 큰 돌을 걸러내고… 아파트에서만 살았다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경험, 이런 경험들을 아이들에게 선물해주는 것이 우리 가족이 5도 2촌을 결정하는데 가장 큰 이유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 )
작은 마당이지만 텃밭존을 만들어서 우리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양의 채소들을 자급자족해요. 워낙 육식주의자라 고기와 함께 먹을 채소 위주로 심어보았지만 다음 해에는 작게나마 배추도 심어서 김장에도 도전해볼까 합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마당 정리가 마무리 되어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노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집 이곳 저곳에 분필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여기저기 묻을까 노심초사하지 않고 마음껏 물감을 사용해보기도 하고요. 작은 모래놀이장을 만들어서 진짜 공사장 놀이도 해보고 여름엔 마음껏 물놀이도 즐기고 있답니다. (뿌듯)
물론 마당있는 삶이 아이들에게만 좋은 건 아니에요. 주말 집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와 즐거움은… 어른들에게도 최고랍니다. 볕 좋은 날에는 커피 한 잔씩 내려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앉아 있어요. 이때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잘 놀아주면 얼마나 고맙던지…!!(하하핳)
주말집 생활하며 몸무게도 늘고 술도 는 것은 안 비밀! 5도 2촌을 시작하며 주중 집에서 보다 더 열심히 잘 해먹고 사는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바베큐도 해먹고, 술도 한 잔씩 곁들이니 그렇게 좋을 수 없더라고요…
마치며
아웃도어 라이프를 꿈꾸며 텐트 캠핑-카라반-농막-이동식 주택-소형주택 건축까지 와버린 유오이 하우스(@uoe_house)의 집들이 이야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주택! 분명 신경써야할 것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가 추억이고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면 참 설렜던 하루하루였던 것 같아요. 이 글이 우리 가족처럼 멀티 해비테이션, 주말 주택, 5도 2촌을 꿈꾸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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