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된 사실을 은폐한 뒤 ‘방출’이라는 철퇴를 맞은 배영빈이 군에 입대했다. 그리고 사죄의 뜻도 함께 곁들였다.
배영빈은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군대 가기 전에 감사한 분들이 너무나도 정말 많으신데, 한분 한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군에 입대한 사실을 밝혔다.
서울고-홍익대를 졸업한 배영빈은 지난 2023년 육성선수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우여곡절 속에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육성선수 계약이었던 만큼 배영빈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 5월 9일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으며 ‘정식 선수’로 등록됐다. 내야의 뎁스가 탄탄하지 않았던 롯데는 배영빈에게 많은 기회를 안겼고, 2군에서 76경기 49안타 2홈런 21타점 31득점 12도루 타율 0.253 OPS 0.619의 성적을 남겼다.
1군에 머무른 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배영빈은 지난해 8월 다시 한번 1군의 부름을 받는 등 18경기에 출전해 5안타 타율 0.313 OPS 0.79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드러내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배영빈의 선수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유는 술을 마친 채 운전대를 잡았고,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절발됐으나, 해당 사실을 숨긴 끝에 롯데에서 ‘방출’의 쓴맛을 봤기 때문이다.
배영빈은 지난해 10월 말 서울 모처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 당시 배영빈은 대리운전을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골목에 주차된 차를 빼기 위해서 약 300m 정도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됏다. 당시 배영빈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될 정도로 만취상태였다. 다행히 사고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음주운전은 살인 미수에 해당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었다.
더 큰 문제는 배영빈이 해당 사실을 은닉했다는 점이다. 배영빈은 음주운전에 단속돼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구단에 알리지 않고 마무리캠프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던 중 롯데도 배영빈이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을 알게 됐고, 뒤늦게 KBO클린베이스볼센터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다. KBO 음주운전 처벌에 따르면 ‘면허취소’는 1년 실격 처분에 해당된다.
KBO는 상벌위원회 징계 이외의 구단의 ‘이중징계’를 금지하고 있는데, 롯데는 사안이 심각했던 만큼 자체적으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배영빈을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KBO 또한 상벌위원회를 통해 배영빈에게 1년 실격 처분과 함께 사회봉사 80시간의 징계를 내리게 됐다.
배영빈은 현재 소속팀이 없는 만큼 1년 실격 처분 징계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행선지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1군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남긴 선수가 아닌 만큼 1년 실격이라는 징계와 구단 이미지 훼손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배영빈에게 손을 내밀 구단은 많지 않은 만큼 KBO리그로 돌아올 가능성은 높지 않았고, 배영빈은 결국 군 입대를 택했다.
배영빈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군대 가기 전에 감사한 분들이 너무나도 정말 많으신데, 한분 한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 동안 보잘것없는 저를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너무나도 감사한 얼굴, 마음이 더 떠올라서 글로나마 인사드리려 한다”며 “실망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이어 배영빈은 “정말 어떤 말로도 부족할 만큼 너무나도 감사했다. 덕분에 너무 행복했다. 성장해서 오겠다.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