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승철(26, KIA 타이거즈)이 호주리그에서 분전하고 있다. 한창 좋았다가, 최근 기복 있는 투구를 한다.
캔버라 캐벌리에 파견된 유승철은 7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 다이아몬드 스포츠 스타디움의 디컬러 오스트레일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호주프로야구(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서 구원 등판,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했다.
유승철은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으나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군 복무도 마쳤고,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그런데 작년 11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좋아질 여지를 보였다. KIA는 곽도규가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캠프로 가자 그 자리에 뒤늦게 들어갔다.
성적이 괜찮다. 이날까지 8경기서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3.27이다. 11이닝 동안 11피안타 11탈삼진 5볼넷 4실점했다. 피안타율 0.262에 WHIP 1.45. 승계주자 실점도 있었고, 위기도 맞이하며 얻어맞기도 하지만, 쉽게 무너지지도 않는다.
최근 약간 기복이 있다. 이날 좋았으나 5일 애들레이드전서는 1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2월30일 퍼스 히트전서도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볼넷 2실점했다. 이날 호투는 최근 2경기 부진을 씻는 투구였다.
그 전에 워낙 좋은 페이스였다. 12월28일 퍼스 히트전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12월 20일과 22일 시드니 블루삭스전서 연이어 1이닝 무실점했다. 12월15일과 17일 애들레이드전서도 1⅔이닝, 2⅓이닝 무실점으로 괜찮았다. 승계주자 실점이 있었으나 대량실점은 하지 않았다.
불펜투수가 한 시즌을 지내면서 꾸준히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참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얘기다. 등판 간격이 불규칙적이고, 등판 상황도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1이닝 세이브 투수라면 등판 시점을 예상할 수 있으니 컨디션 관리가 오히려 용이한데, 중간투수의 삶은 참 힘들다.
유승철은 호주에서 미리 긴 호흡의 장기레이스를 경험하고 있다. 데뷔 후 1군에서 꾸준히 버티며 좋은 성적을 낸 적이 없던 유승철에겐, 매우 중요한 시험대다. 그래서 최근 두 경기서 주춤한 뒤 이날 호투가 큰 의미가 있다. 기복을 최소화하고 페이스를 유지하면, 자연스럽게 코칭스태프의 눈에도 띌 것이다.
호주 8경기의 세부 성적을 보면, 좌우타자의 편차가 살짝 있다. 우타자에게 5⅔이닝 4피안타 7탈삼진 2볼넷 피안타율 0.190이다. 그러나 좌타자에게 5이닝 7피안타 4탈삼진 3볼넷 피안타율 0.333이다. 아직 일정이 남았으니 조정 가능성은 충분하다.
유승철이 호주리그 일정을 마치고 무사히 캔버라에서 열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있을까. 캔버라가 유승철에게 약속의 땅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