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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꼬마의 “우리 결혼해요” 약속이 현실로…부탄 국왕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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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결혼해요”

7살 꼬마 여자아이가 소풍에서 본 17살 오빠에게 매달리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그 오빠는 어리둥절하면서도 아이가 귀엽기만 합니다. 그리고 물었죠.

“넌 왜 나랑 결혼하고 싶은 거니? 여기엔 다른 오빠들도 많은데”

오빠의 물음에 아이는 주저함 없이 대답합니다. 

“좋아하니까요.”

아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오빠는 아이를 달랩니다.

“만약 너가 다 자라고 우리 둘 다 결혼하지 않고, 또 사랑에 빠진다면 그때 너와 결혼할게.”

출처=제선 페마 페이스북
출처=제선 페마 페이스북

부탄의 제5대 국왕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축(Jigme Khesar Namgyel Wangchuck)과 왕비 제선 페마(Jetsun Pema)의 첫 만남, 첫 대화입니다. 대화가 있고 10여년 뒤 7살 꼬마는 왕비가, 17살 소년은 국왕이 된 거죠. 이 동화 같은 이야기는, 현실판 신데렐라 스토리로도 불립니다. 제선 페마는 평민 신분으로 부탄에서 이례적으로 왕족과 결혼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왕축, 아버지의 4명의 아내
모두 엄마이자 이모?! 

출처=왕축 페이스북
출처=왕축 페이스북

왕축은 부탄의 제4대 국왕이자 아버지 지그메 싱계 왕축의 장남으로 1980년 2월 21일에 태어났습니다. 부탄은 일부다처제입니다. 아버지는 총 4명의 여자와 결혼했습니다. 왕축은 아버지와 세 번째 왕후 사이에 태어났죠. 특이한 점은, 친엄마 외 다른 3명의 왕후가 모두 엄마이자 이모라는 사실입니다. 왕후 4명이 모두 친자매이기 때문이죠. 원래 4대 국왕은 4자매 중 맏언니와 결혼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맏언니가 내 여동생 3명 모두 아내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해, 결국 4자매와 모두 결혼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왕축은 엘리트 교육을 받았습니다. 부탄에서 고등학교 교육을 받은 후 왕축은 미국 유명 사립기숙학교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에서 공부했습니다. 이곳은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졸업한 곳이기도 합니다. 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유학 생활을 했죠. 왕축은 또 180cm 넘는 훤칠한 키로 성장했습니다. 부탄 남자들의 평균 키가 165cm 정도 된다고 합니다. 

제선페마, 인도와 영국 유학 경험 
공부와 스포츠 다재다능 성장

출처=jetsun.org
출처=jetsun.org

제선 페마는 1990년 6월 4일 부탄의 수도 팀부에 위치한 병원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이름에 들어간 페마는 연꽃이라는 뜻입니다. 평민 신분으로 분류되지만 아버지는 부탄 국영 항공사 드루크 에어의 비행기 조종사로 전문직에 종사했죠.

제선 페마 역시 엘리트 교육을 거쳤습니다. 인도에서 유학생활을 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의 리젠트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왕축과 제선 페마 모두 해외 유학파인 거죠. 

제선 페마는 학창 시절, 공부 뿐만 아니라 스포츠도 잘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농구팀에서 주장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밴드와 댄스 동호회도 참여할만큼 활동적이었다고 합니다. 또 미술에도 관심이 많았죠. 리젠트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는데, 부전공으로 미술사를 선택해 공부했다고 합니다. 

왕비가 될 사람을 찾았습니다
국민들께 아내 소개한, 국왕

출처=jetsun.org
출처=jetsun.org


7살 아이와 17살 오빠는, 성인이 돼 영국에서 대학생 신분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7살 때 제선 페마는 자신이 결혼하자고 한 오빠가 왕자였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제선 페마가 10살이 됐을 때, 뒤늦게 3년 전 소풍 갔다가 만난 10살 많은 오빠가 왕자였다는 사실을 알았죠. 

성인이 돼 다시 만난 제선 파마와 왕축은 서로 사랑에 빠졌습니다. 왕축는 제선의 청순한 외모 외에도 친절함과 따뜻한 성격에 빠졌다고 합니다. 둘은 성인이 되길 기다렸던 것처럼 만나자마자 연인이 됐죠. 

지난 2006년 선왕이자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국왕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왕축은 제5대 국왕이 됐습니다. 당시 선왕이 국왕 자리에 내려온 이유에 대해선 “아들에게 충분한 통치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1년 5월, 왕축은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약혼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왕축이 예비 신부 제선 페마를 국민들에게 소개한 내용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로맨틱하게 예비 신부를 소개했거든요. 

“이제 많은 사람들은 왕비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자신만의 생각을 갖게 될 것입니다. 아름답고, 지적이고, 우아해야 한다는 것들 말이죠. 저는 경험과 시간이 있다면 올바른 노력으로 누구든 역동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왕비에게 중요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선한 사람이어야 하고, 왕비로선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사람을 찾았는데, 이름은 제선 페마입니다. 그녀는 젋지만 마음과 성품이 따뜻하고 친절합니다. 이러한 자질을 통해 (제선 페마가) 나이 들고 경험을 쌓게 되면 나라의 훌륭한 봉사자가 될 것입니다.”(Now, many will have their own idea of what a Queen should be like — that she should be uniquely beautiful, intelligent and graceful. I think with experience and time, one can grow into a dynamic person in any walk of life with the right effort. For the Queen, what is most important is that at all times, as an individual she must be a good human being, and as Queen, she must be unwavering in her commitment to serve the People and Country. As my queen, I have found such a person and her name is Jetsun Pema. While she is young, she is warm and kind in heart and character. These qualities together with the wisdom that will come with age and experience will make her a great servant to the nation.)

출처=jetsun.org

사실 부탄 국민 사이에선 제선 페마가 평민이고 또 왕축보다 10살이나 어린 점 등을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신분적인 문제로 4대 국왕이 오랜 기간 결혼을 반대했던 것으로도 알려졌죠. 결과적으로 아내에 대한 왕축의 신뢰와 제선 페마의 검소함과 헌신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2011년 10월 두 사람은 부탄의 옛 수도 푸나카 요새에서 부탄 국민 70만의 축복 속에서 전통 방식으로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결혼식 3일 전부터 축하 행사가 각 도시에서 펼쳐졌죠. 당시 두 사람의 결혼을 두고,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와 비교되기도 했죠. 신분적 차이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신부의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비행기 조종사의 딸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들턴도 부친이 브리티시 항공에서 조종사로 재직한 바 있습니다. 

제선 페마와 결혼식을 올리며 “평생 제선 왕비만 보고 살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와 달리 제선 페마 외에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죠. 현재 두 사람은 지난 9월 딸을 출산하며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습니다. 국왕과 왕비는 각종 봉사활동을 비롯해 전국을 돌며 국민들을 직접 만나는 등 애민과 검소한 모습에 압도적 국민적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죠.

출처=jetsun.org

썸랩 윤정선 에디터(sum-lab@naver.com) 

CP-2022-0145@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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