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추운 뉴욕의 겨울이 두려웠습니다. 빌딩과 빌딩 사이로 부는 칼바람은 항상 기대 이상으로 추웠고, 아무리 외출 전 미리 온도를 체크해도 실제로 거리를 나가보면 예상하고 준비했던 것보다 체감온도가 낮았기에 늘 한숨이 나왔던 날들이었습니다.
겨울의 뉴욕을 벗어나 따뜻한 곳으로 떠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과거 오래전 떠났던 칸쿤여행의 기억이 떠올라 그곳으로 다시 향했습니다. 세상에서 내가 가본 바다 중 베스트에 손꼽힐 만큼 아름다웠던 그 에메랄드 물빛이 너무나 그리웠으니까요.
어떤 바다였고, 무슨 색이었길래 저는 그곳으로 다시 향했던 것일까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올 인클루시브! 칸쿤여행의 포인트!
칸쿤은 멕시코 남동부에 있는 휴양 도시로, 킨타나 로오(Quintana Roo)주의 북동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거 1970~1980년대 까지만 해도 어부 100여 명이 사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미국의 하와이와 라스베이거스를 합쳐놓은 듯, 세상 그 어디보다 화려한 휴양지로 탈바꿈했습니다.
놀랍게도 UN 산하 세계관광기구의 인증을 받은 관광 특화 도시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주로 허니문 여행지로 인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뉴욕을 거쳐 도시를 구경하곤 칸쿤에서 휴양을 즐기다 돌아가는 컨셉이 주를 이루는 것이지요. 이토록 인기가 많다 보니 현지에 가도 쉽게 한국 사람들을 마주칠 수 있습니다. 한국인 여권으로는 멕시코 체류시 최대 180일까지 무비자로 머물 수 있어 편리합니다.
칸쿤여행의 준비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할 것은 ‘올 인클루시브’냐 아니냐입니다. 말 그대로 하루 3끼니 식사와 엔터테인먼트, 액티비티 등이 모두 포함된 리조트에서의 여행을 즐길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저는 과거 자유여행으로 칸쿤을 여행했던 경험이 있었고, 지금의 저에겐 현실에서 벗어나 진정한 휴식이 필요했기에 ‘올 인클루시브’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와 본 결과 저의 선택은 제 목적에 부합했기에 몹시 만족스럽습니다.
아쉽게도 현지에서 머무는 3일의 기간 중 2일간은 비와 함께였습니다. 여행지에서의 비는 늘 그렇듯, 기분을 다운시키고 처지게 만듭니다. 특히 휴양지라면 그게 더더욱 심해지곤 하지요. 모처럼 간 칸쿤인데 하필 비라니..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생각을 바꾼 저는 비가 오는 때엔 룸서비스를 이용해 호텔 룸 안에서 식사와 간식을 즐겼고, 호텔 내 스파 센터에서 마사지를 즐겼습니다. 그러다가 잠시나마 해가 짱짱하게 떠서 강렬한 태양 빛을 접해야 할 때에는 호텔 앞 바다, 그리고 수영장을 오가며 즐겼습니다.
호텔 안에서만 머문다고 해서 혹시나 심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일단 체크인 시 한 주간 호텔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프로그램을 소개해 둔 팜플렛을 제공해 줍니다. 그걸 보고 호텔에서의 투어를 계획하면 되는 것입니다. 저녁 식사는 무조건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는데 무조건 1일 전 예약이 필수이니 도착하자마자 일단 나머지 일정 동안 매일 방문할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입니다. 저의 경우 사전에 호텔 공식 홈페이지와 리뷰를 통해 어느 식당으로 방문할지를 미리 정해두어서 예약이 수월했습니다.
하루는 아르헨티나식 스테이크를, 하루는 멕시칸 음식을, 하루는 멕시코 전통 공연을 보며 뷔페를 즐기는 것으로 식사를 마쳤습니다. 아침과 점심 식사는 호텔 내 여러 곳의 식당과 카페 등이 있어서 내 마음 내키는 대로 방문해 언제든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매일 밤이면 로비 혹은 호텔 내 연회장에서 무료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밴드의 라이브 음악, 레게 공연, 멕시코 전통 댄스, 탱고 춤 등이 펼쳐져 모처럼 눈과 귀가 몹시 호강을 했습니다. 흥도 많고 끼도 많던 멕시코인들의 다양한 재능을 보며 매일 감탄하면서 박수를 무한대로 쳐주었습니다.
수영장이 워낙 커서 이 모든 것을 다 즐기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수영장 바로 앞이 비치로 이어지는 구조이다 보니 수영장과 바다를 오가며 수영과 물놀이, 선탠을 모두 한꺼번에 즐기는 것 또한 쉽게 가능했습니다. 저마다 자유롭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가족, 연인 등과 함께 그곳의 자연을 즐기던 그들의 모습 속에서 저 역시 힐링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칸쿤을 가실 분들을 위해, 칸쿤으로 가신다면 아래의 주요 관광지들 또한 방문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한국분들이 주로 찾아가는, 인기있는 칸쿤 내 혹은 주변 근교의 관광지들입니다.
라 이슬라(La Isla)
칸쿤 시내에 있는 가장 인기있는 쇼핑몰로, 화이트 톤으로 넓게 펼쳐진 몰이 아름답습니다. 데이트도 하고 쇼핑도 하러 오는, 현지인들의 인기 장소인 셈입니다. 기념사진 촬영하기에도 좋고, 글로벌한 여러 브랜드들 또한 입점해 있으니, 멕시코 현지에서 쇼핑을 즐기고 싶다면 방문해 보세요. 쇼핑 아케이드 외에도 대관람차, 수족관, 박물관, 레스토랑 등을 갖추고 있어 반나절 정도 시간 보내기 좋습니다.
이슬라 무헤레스 섬(Isla Mujeles)
칸쿤에서 페리로 30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하는 작은 섬인 이곳은 ‘여인의 섬’이라는 뜻입니다. 과거 스페인 정복자들이 이 섬을 찾았을 때 마침 바닷가에 흙으로 빚어진 여인의 조각상이 많았다고 알려져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칸쿤을 찾는 이들이라면 누구든 방문할 만큼 필수 코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칸쿤의 비치도 아름답지만 이 곳 또한 때 묻지 않은 천연자연의 풍경을 볼 수 있어 언제나 인기입니다. 크루즈, 스노클링 등의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기도 합니다.
칸쿤 마야 박물관(Mayan Museum of Cancun)
멕시코의 고고학을 대표하는 중요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 마야 유적지에서 나온 여러 종류의 보석, 도자기, 액세서리 등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관은 1~2층까지 이어지는데 예상보다 규모가 커 오랜 시간 머물게 될 것입니다.
세노테(Cenote)
멕시코에서 볼 수 있는 카르스트 지형 중 하나로, 싱크홀로 인해 석회암의 암반이 함몰되면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커다란 연못의 개념입니다. 내부 투어를 통해 다이빙을 하거나 물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이빙의 경우, 지하에 숨겨져 있는 독특한 형태의 동굴들을 직접 볼 수 있어 더욱 신비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