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하시더라.”
NC 다이노스 ‘금메달 포수’ 김형준(25)은 비활동기간인만큼 모처에서 개인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해당 시설에 공교롭게도 KBO리그 최고포수 양의지(37, 두산 베어스)와 양석환(33, 두산)도 개인훈련을 한다. 심지어 운동을 하는 시간대도 비슷하다는 게 김형준의 얘기다.
김형준은 자연스럽게 양의지에게 좋은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양의지는 비록 팀도 다르고 아무런 인연도 없지만, 후배 포수에게 틈틈이 아낌없는 조언을 해준다. 김형준으로선 양의지가 ‘뜻밖의 멘토’인 셈이다.
김형준은 8일 창원NC파크에서 신년회를 마친 뒤 “지금 내가 운동하는 센터에 양의지 선배님과 양석환 선배님이 같은 시간에 온다. 의도치 않게 같은 센터인데 시간대도 같아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운동이 끝나고 예기도 많이 한다. 좋다”라고 했다.
양의지가 현 시점에서 김형준에게 해줄 수 있는 얘기는 결국 몸 관리의 중요성이다. 김형준은 “1년 풀타임을 뛰려면, 어떻게 해야 몸 관리를 잘 할 수 있는지 들었다. 의지 선배님이 우리 경기 때 내게 느낀 문제점도 얘기해줬다”라고 했다.
김형준도 몸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케이스다. 작년 여름에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았고, 돌아와 훈련을 하다 발목을 다쳐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땄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국제대회 경험도 쌓았지만, 그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건 풀타임 주전이다.
그렇다면 양의지는 어떻게 몸을 만들고 있을까. 푸근한 외모에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 양의지지만, 철저하게 몸을 만드는 걸 보고 놀랐다. 김형준은 “거의 같이 운동해서 보게 되는데 말이 안 나올 정도로 하시더라. 시즌에 들어가서 ‘시즌 전에 운동 더 할 걸’이란 후회를 안 하도록,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형준에겐 새로운 시작이다. “작년엔 재활한다고 처음부터 1군에 없었는데 올해 부상 없이 처음부터 하고 싶은 생각이다. 2020년에 1군 캠프에 가고 처음으로 다시 1군 캠프에 간다. 오랜만에 가는 거라 어색할 것 같긴 한데 예전에 가봤으니까 비슷할 것 같다. 날씨가 좋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건강한 몸으로 1년을 보내는 게 목표다. 김형준은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고 1년 소화할 수 있는 몸과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은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하면 시즌을 지나면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안 아픈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자리 안 비우는 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기대에 충족할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과거의 악몽은 떠올리기도 싫다. 김형준은 “어떻게 보면 작년에 액땜 다 했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작년만큼 다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재활하다 다시 아파보니 백지였다. 아무런 생각이 안 들고 아무런 기분도 안 들고 그런 상태였다. 거의 멘붕이었다. 딱히 멘탈 챙기려고 하지도 않았다. 시간 지나면 알아서 괜찮아 지겠지 싶었다. 흘러가는대로 했던 것 같다. 빨리 복귀 하려다 다친 걸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다. 이젠 별 생각 없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