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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계 대형 슈퍼마켓 체인 까르푸에서 당분간 미국 펩시코의 제품들을 구매할 수 없게 됐다. 까르푸와 펩시코 사이에 제품 공급 가격을 둘러 싼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펩시코는 까르푸와 새로운 계약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까르푸에 제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펩시코는 과자, 청량음료 등 식음료 제품을 만들며 일반인에게 익숙한 펩시는 이 회사의 간판 탄산음료 브랜드다.
반면 까르푸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에 있는 자사 매장에서 펩시코 제품의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까르푸는 펩시코의 용납할 수 없는 가격 인상 때문이라는 안내문을 매장 진열대에 게시하며 매장 철수의 이유를 펩시코 탓으로 돌렸다.
미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펩시코의 전 세계 매출에서 이들 4개국의 까르푸 매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약 0.25%로 추정했다.
펩시코 대변인은 까르푸가 일련의 상황을 잘못 설명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또 양측의 협상은 가격 책정 이상의 것을 다룬다면서 “더 이상 수익성이 없는 고객 관계는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일은 식품 가격 급등세를 잡으려는 프랑스 정부의 압력에 펩시코와 까르푸가 수개월간 가격 협상을 벌이던 와중에 일어났다.
프랑스의 식품 가격 상승률은 2022년에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작년 3월에는 16%에 육박했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지난해 8월 펩시코를 비롯한 몇몇 회사가 제품 가격 동결이나 인하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까르푸는 같은 해 9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경고 라벨을 일부 제품에 부착했는데 이 중에는 펩시코의 레이 감자칩과 립톤 아이스티도 있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가격은 유지한 채 양을 줄이는 것으로, 편법적인 가격 인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알렉상드르 봉파르 까르푸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놓고 “용납할 수 없는 관행”이라고 꼬집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