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좌완 함덕주가 절반이 넘는 인센티브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함덕주는 지난달 24일 LG와 계약기간 4년 총액 38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프로에 데뷔한 함덕주는 10년 만에 생애 첫 FA 계약이라는 성과를 냈다.
사실 함덕주가 LG 팬들 앞에서 활약을 펼치기까지 끊임없는 인내가 필요했다. 약 2년의 시간이 걸렸다.
LG는 2021시즌 정규리그 개막 직전 두산 베어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우타 거포 양석환과 좌완 유망주 남호를 보내고 좌완 불펜 요원 함덕주와 우완 유망주 채지선을 데려왔다.
하지만 함덕주는 부상과 부진, 수술까지 겹치면서 16경기 21이닝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에 그쳤다. 이어 2022시즌에도 13경기 12⅔이닝만 소화했고, 승패, 세이브, 홀드 없이 평균자책점 2.13으로 마무리했다. 때문에 LG 팬들의 실망감은 커져만 갔다.
반대급부로 보낸 양석환은 펄펄 날았기에 더욱 비교가 됐다. 양석환은 두산에서 2021시즌 133경기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2022시즌엔 타율이 0.244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2년 연속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장타력에 있어서는 건재함을 보였다.
2023시즌 함덕주가 마침내 부활했다. 57경기 55⅔이닝 4승 무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팀 불펜의 핵이 됐다. 두산에서 보여줬던 그 모습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큰 경기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3⅓이닝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70의 활약으로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함덕주는 “2022시즌을 앞두고 LG에서 첫 스프링캠프를 갔을 때는 수술도 했고 잘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무리했던 부분이 정규 시즌에서 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지난해에는 스스로 불안감을 느낄 정도로 천천히 몸을 끌어올렸는데 이게 통했다. 올해도 똑같이 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려고 한다. 아직 공은 안 만지고 재활과 웨이트 트레이닝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함덕주는 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FA 도장을 찍었다.
함덕주는 “LG에 남는 게 제일 좋은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는데, LG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해 주셨다”고 웃은 뒤 “신혼여행 중에는 계약에 관한 얘기는 전혀 나누지 않았다. 하와이에서 귀국 후 거의 바로 사인했다”고 밝혔다.
함덕주의 계약 가운데서 가장 눈길을 모은 부분이 인센티브다. 총액 38억원 중 18억원이 인센티브에 해당한다.
이에 함덕주는 “지난해만큼 하지 않더라도 받을 수 있는 옵션이다. 내가 건강만 하다면 다 달성할 수 있는 조건이다”며 “인센티브가 내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내가 부상 리스크가 계속 있었기 때문에 그걸 없애는 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게 있어야 FA 계약을 했다고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고 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좋은 마음으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우석이 빠진 LG 마무리 자리는 유영찬에게 돌아갔다. 함덕주는 두산 시절 마무리 경험이 있다. 때문에 함덕주가 마무리 자리를 맡아서 이상할 게 없다.
함덕주는 “서운함은 없다. 감독님이 정하는 것이다. 감독님께 서운하다고 해서 바뀔 것 같으면 서운하다고 했을 것이다(웃음). 나는 내가 할 것 만 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LG도 함덕주도 올해 목표는 2연패다. 함덕주는 ”올해 우승하는게 목표이기 때문에 작년에 준비했던 대로 똑같이 준비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