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이상 프리미엄 주고 사들여
미국 정보기술(IT) 장비 제조업체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 주니퍼네트웍스를 약 140억달러(약 18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PE는 이날 성명을 통해 주니퍼를 약 140억 달러, 주당 40달러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 주가보다 32%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또 당일에는 주니퍼 주가가 21% 이상 급등했고, HPE 주가는 9% 가까이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인수는 인공지능(AI) 골드러시로 인해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개발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HPE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 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2015년에 휴렛팩커드(HP)에서 분사했다.
HP는 HPE를 분사시키기 전 약 30억 달러에 ‘아루바네트웍스’를 인수해 네트워크 분야에 진출했으며, 아루바네트웍스는 현재 HPE의 일부가 됐다.
주니퍼네트웍스는 기술, 통신, 금융 및 기타 고객들에게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 및 장비를 판매한다.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사용자의 무선 액세스를 최적화하는 ‘미스트(Mist) AI’라는 AI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성장하고 있다.
HPE는 이번 인수를 통해 새로운 네트워킹 사업부가 작년 매출의 18% 비중에서 올해 약 31%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PE는 “신성장 동력인 네트워크 비즈니스를 키우고 있다”면서 “이번 인수를 통해 네트워킹 비즈니스를 두 배로 늘리고 모든 데이터와 엣지, 그리고 클라우드까지의 연결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엣지 투 클라우드’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HPE의 주니퍼 인수는 올해 첫 대형 인수합병(M&A) 거래로, 지난해 소강상태를 보였던 M&A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