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전교 1등을 하는 등 우수한 성적으로 자율형사립고에 입학했던 한 여고생이 자퇴 후 카페를 창업해 ‘대박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에 ‘전교 1등 포기하고 고등학교 자퇴 후 카페 차려 대박 날 18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여기엔 자사고 자퇴 후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김민지(18) 양의 일상이 담겼다.
김 양의 어머니는 “딸이 중학교 때 상위 몇 % 안에 들어서 자사고에 입학했다. 전국에 잘하는 애들만 모아 놓으니까 심적으로 힘들었나 보다. 학교 가고 나서 ‘힘들다’ 이런 말을 되게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어느 날은 ‘엄마, 동생이랑 잘 살아’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 놓고 기숙사에서 사라졌다. 딸이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공부만 포기하면 다 낫겠다 싶은 생각이 그때 처음으로 들더라”며 “딸도 진지하게 공부를 안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게 지난해 초였다. 그러고는 6개월 가까이 제가 하는 일을 도와주면서 돈을 모으고 사업계획서 쓴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양은 카페 창업 비용에 대해 “어릴 때부터 계속 (돈을) 모아두던 통장이 있다. 학교 자퇴하고 일러스트랑 포토샵을 좀 할 줄 알아서 미술관에서 일하시는 어머니 따라 일하며 돈을 모았다. 카페 아르바이트도 5개월 정도 해서 총 2000만원 넘게 모았다. 카페를 만들 때 드는 비용은 제가 다 냈는데 보증금은 어머니가 도와주셨다”고 밝혔다.
김 양은 ‘휴먼스토리’ 출연 이유에 대해 “제 주변에도 학교를 그만둔 친구들이 몇 명 있다. 그만두고 나오면 울타리를 벗어나는 거 아니냐. 이때 자기가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르바이트 같은 걸 하려고 해도 아무도 안 시켜준다. 미성년자고, 자퇴생이라고 하면 ‘뭔가 문제가 있겠지?’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처럼 사는 자퇴생도 있는 데 너무 부정적인 틀에 맞춰서 보는 게 좀 그랬다. 그래서 다들 어떻게든 졸업장 따고 대학에 가는 것 같다”며 “근데 저는 억지로 꾸역꾸역 사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이런 선택을 했다. 자퇴생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는 그런 친구들이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양은 “자퇴하고 가장 먼저 돈을 벌자고 생각했다. 공부하고 싶은 게 생기면 그때 가서 해도 되지 않냐. 그러려면 돈을 모아놓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양은 “1호점은 학교를 그만둔 다른 친구가 운영 중이다. 마진은 50% 이상 남았다. 1호점은 첫 달에 1000만원 정도 벌고 500만~600만원 정도 남았다. 어머니 200만원 용돈 드리고 기분 좋았다. 2호점 창업은 엄마가 믿고 도와주셨다”고 밝혔다.
김 양은 힘들어하는 자퇴생들에게 “사회가 바라는 시선 때문에 힘들 수 있긴 한데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남 생각하다 보면 자기 하고 싶은 걸 못 하더라. ‘좀 부끄러워도 어때’, ‘실패해 봐도 어때’ 이런 마음 갖고 살면 좋겠다. 저희는 실패해도 내년에 19살, 20살이다. 그러니까 기회라고 생각하고 기왕 자퇴한 거 시간 낭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