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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066570) 최고경영자(CEO·사장)가 올해 신사업을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신규 투자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메타버스 등 기존에 진출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에서도 사업화 준비에 속도를 낸다.
조 CEO는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M&A 1~2개 정도는 아마 시장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간 거래(B2B)와 신규 사업 쪽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M&A가) 2030년 ‘7·7·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 직접 관심을 갖고 개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조 CEO가 지속적으로 언급해온 ‘3B 전략’의 일부다. ‘빌드업(build up·내부 역량 확보), 보로(borrow·외부 협업), 바이(buy·인수합병)’를 통해 사업 구조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3B 전략을 통해 2030년 전에 100조 원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메타버스 신사업 계획도 밝혔다. 조 CEO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HE사업본부 산하에 확장현실(XR)사업 조직을 신설했다”며 “CSO산하에서 인큐베이팅(초기 육성) 단계에 있던 XR사업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모습이 보여서 속도를 올리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영역은 혼합현실(MR)과 증강현실(AR)로 나눴다”며 “AR은 B2B쪽, MR은 게임을 주로 한 B2C쪽으로 사업기회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신사업 발전과 미래 동력 발굴을 위해 LG전자는 신규 투자를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조 원까지 늘릴 전망이다. 투자액은 주로 전장과 냉난방공조(HBAC) 등 B2B 사업과 웹OS 플랫폼, 전기차 충전 등 고성장·고수익 핵심 사업에 집중된다. 구체적으로는 4.5조 원이 연구개발(R&D)에 투입되고, 3.5조 원은 시설과 라인 투자에 쓰인다. 나머지 2조 원으로 M&A를 비롯한 자본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캐시카우로 떠오른 전장사업과 웹OS 플랫폼 사업도 순항 중이라고 강조했다. 은석현 V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해 전장사업 매출은 10조 원을 넘으며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했다”며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웹OS 플랫폼 사업을 맡고 있는 박형세 HE사업본부장(사장)도 “(웹OS를) 조 단위 매출로 키우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올해 이를 달성할 것 같다”며 “유럽과 북미에 집중된 디지털 광고사업을 인도나 중남미 쪽까지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 사업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조 CEO는 “로봇이 한 5년 내에는 명확한 미래가 될 것”이라며 “지분투자나 M&A 가능성도 열어두고 그때가 왔을 때 중요한 플레이어로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며 관심을 끈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도 로봇 사업의 일부로 올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류재철 H&A사업본부장은 “올해 내에 베타 버전이지만 시장에 낼 것이고, 내년 초에는 본격 양산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