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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가 직접 선택한 언론사 편집판을 모아 볼 수 있는 ‘언론사’ 탭부터 이 시각 중요 이슈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뉴스 배열 방식을 추가한 ‘뉴스’ 탭까지.
포털 사이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지난달 27일 뉴스 서비스를 전격 개편하면서 내놓은 내용 중 일부다.
모바일 포털 메인 화면에 언론사별 뉴스를 맨 앞쪽에 배치해 독자 노출을 강화한 점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네이버 등 다른 포털은 시도해 본 적 없는 파격으로 포털 유입 극대화를 위해 독자들이 구독한 언론사 기사를 최우선 배열한 것이다. 기존에는 각 언론사가 올리는 실시간 뉴스를 독자들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배치했다. 카카오는 언론사 탭을 위해 채널 구독과 알림 기능을 확대하고 각 언론사의 편집 영역 가이드라인도 완화한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뉴스 배열 알고리즘을 설명하는 ‘다음뉴스 배열 설명서 2.0’도 업데이트했다. 다음은 2022년 개편에서 네이버의 채널서비스와 비슷한 언론사 구독판인 ‘마이뉴스’와 ‘최신순’ ‘개인화순’ ‘탐독순’ 등 3가지 뉴스 배열 방식을 선보이며 이용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그동안 ‘영업 비밀’이라고 숨겨왔던 뉴스 배열 설명서를 업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이용자의 선택권과 언론사 편집권 강화로 축약되는 이번 뉴스 서비스 개편을 두고 양질의 기사 노출과 주요 이슈에 대한 대응에 적극적이란 긍정적 평가와 함께 뉴스의 다양성은 실종되고 오히려 이용자 불편만 키운 ‘변화를 위한 변화’라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뉴스 배열 설명서에 대해서는 앞선 개편 당시와 마찬가지로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온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뉴스 생산자와 소비자 등 여러 주체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다양한 요구의 접점 찾기로 정의됐던 카카오의 지난번 도전 결과는 어땠을까.
카카오는 지난해 6월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과 정책을 소개하는 ‘테크 에틱스(Tech Ethics)’ 매거진 1호를 통해 다음 뉴스 서비스 개편 이후의 상황을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편 뒤 노출되는 언론사·이슈·카테고리별 다양성 등을 측정하는 ‘다양성 지수’는 크게 개선됐다. 평균 다양성 지수(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평일 측정)는 개편 전 대비 0.048에서 0.083으로 73%가량 늘었다. 이용자들이 더욱 다양한 이슈의 뉴스를 소비하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언론사별 기사 노출 다양성 지수는 개편 전 0.264에서 개편 후 0.370으로 40% 이상 향상됐다.
정치권이 포털 뉴스 알고리즘 공개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에 선제 대응한 것이라는 정치적 시각을 온전히 걷어낼 수는 없지만 알고리즘 뉴스 배열의 불투명성에 대한 학계와 시민사회의 지적을 수용하고 개선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많은 소셜 미디어가 언론사 기사를 추천에서 배제하고 있는데, 그럴 때일수록 뉴스가 더 중요하다. 더 정확한 정보가 이용자들에게 배달될 수 있는 방향성을 잡았고 언론사와 플랫폼이 동반 성장하는 상생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8일 ‘다음뉴스 개편 온라인 설명회’에서 임광욱 다음 CIC 미디어사업실장은 이렇게 말했다. 1984년부터 국민의 미디어 이용 행태를 분석해 온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내놓은 ‘언론수용자 조사’를 보면 포털 사이트 뉴스 점유율에서 다음은 18.8%로 네이버의 66.7%에 크게 뒤처져 있다.
‘이순신 장군님, 야후는 다음이 물리치겠습니다’라는 도발적인 문구를 앞세워 2000년대 초반 국내 포털 시장을 독식하던 야후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던 ‘국민 포털’의 존재감은 많이 옅어졌다. 2위 구글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마이크로소프트(MS) 빙에게 3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뉴스 서비스 개편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미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다음 입장에서는 방문자를 끌어올려 포털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일 계기로 삼을 수 있고, 언론사는 포털 내 편집이 보다 자유로워진 만큼 새로운 영역에서 구독자를 늘릴 전략이 가능해진다.
뉴스의 가치와 언론과의 상생을 강조한 카카오가 머지않아 내놓을 보고서에 많은 이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