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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1일(현지시간) 걸프 해역(페르시아만)과 이어진 오만만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민간 상선을 공격하며 국제 물류를 위협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며 역내 긴장감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N은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인용해 이란 해군이 이날 오전 오만만 해역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해 이란 항구로 이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스님 통신은 “이번 나포가 “법원 명령에 따른 것”이라면서 “해당 유조선이 올해 이란의 석유를 훔쳐 미국에 제공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영국 해양 관계기관들은 이날 오전 정체 불명의 무장 세력이 세인트 니콜라스호에 승선했다고 밝혔다. 선장이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와 통화하던 도중 수화기 너머로 갑자기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린 뒤 전화가 끊어졌고, 선박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군복차림 남성 6명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튀르키예 국영 석유회사 투프라스는 나포된 세인트 니콜라스호에 대해 “투프라스가 이라크 석유수출공사(SOMO)에서 구입한 14만t의 원유를 싣고 바스라 항구에서 우리나라의 정유소로 오던 중이었다”는 입장을 냈다.
해양 감시 웹사이트인 탱커 트래커스에 따르면 이 선박의 예전 선명은 ‘수에즈 라잔’이었으며 지난해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 98만 배럴을 싣고 있다가 미 당국에 적발돼 미국 측에 압류됐다.
미국은 나포 소식에 즉각 반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 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을 향해 “선박을 나포할 어떠한 정당한 사유도 없다”며 “당장 석방해야만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