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국내 반도체·모바일용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기업 ‘심텍’이 인도에 약 2000억원을 쏟아 신규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 새로운 전자 산업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에 뿌리를 내리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한다.
인도 구자라트주는 12일(현지시간) 심텍과 현지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총 투자액은 125억 루피(약 1980억원)다.
심텍 공장은 아메다바드시 사난드의 30에이커 규모 부지에 들어선다. 3개월 내 착공한 뒤 약 6~7개월 간의 건설 기간을 거쳐 이르면 연내 완공한다는 목표다. 1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심텍은 인도 정부의 인센티브 제도인 ‘전자부품 및 반도체 제조 촉진 계획(SPECS)’를 활용해 보조금도 확보했다. SPECS는 생산연계 인센티브(PLI)와 함께 인도 정부가 자국 제조업 투자 촉진을 위해 마련한 정책이다. PLI가 공장 생산능력 증가분을 비교해 4~6%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SPECS는 전체 자본 지출에 대한 25%라는 파격적인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심텍이 확보한 구체적인 보조금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계획대로 125억 루피를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심텍이 받게 될 인센티브 규모는 31억2500만 루피(약 494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심텍은 인도에 공장을 짓고 핵심 고객사인 마이크론을 지원한다. 마이크론은 작년 사난드에 반도체 조립·테스트·마킹·패키징(ATMP)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과 함께 현지 서플라이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심텍과 마이크론은 10년 이상 공고한 동맹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심텍은 지난 2012년 마이크론으로부터 품질 인증을 획득하고 제품 공급을 개시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중국과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마이크론을 지원하기 위해 현지 투자를 단행하며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전영선 심텍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구자라트주에서 열리는 ‘바이브런트 구자라트 글로벌 서밋(Vibrant Gujarat Global Summit) 2024’에 참석해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부와 논의 끝에 이틀여 만에 투자안을 구체화했다. <본보 2024년 1월 11일 참고 반도체 기업 심텍, 인도 구자라트 투자 '초읽기'…신임 CEO 첫 행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