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지난해까지 사상 최대 당기순익을 경신하며 호실적을 이어갔던 국내 은행들이 올해부터는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손비용 증가와 시장금리 하락으로 수익성이 줄고 부실 증가로 건전성 리스크도 악화하고 있다.
13일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4년 국내은행 경영성과 전망 및 경영 과제’에서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금리 상승과 이자 수익 자산 증가로 개선되고 있으나, 올해는 미흡한 경기 회복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와 금리 하락으로 마진이 축소돼 악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국내 은행의 당기순익은 누적 19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했다. 이는 대출금리(잔액 기준)가 지난해 9월 말 5.19%로 전년 동기 대비 1.07%포인트(p) 증가한 데다, 국내외 채권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이 대출을 크게 늘렸던 덕분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3.8%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올해 상반기 3.6%, 하반기 3.4%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에 급증한 대출 부실로 대손비용 증가도 수익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국내 은행의 건전성은 최근 부실채권 비율 및 연체율 상승으로 악화하고 있고, 올해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한계 차주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지난 2022년 9월 말 0.38%를 기록한 후 지속 상승하며 지난해 9월 말에는 0.44%를 기록했다.
국내 은행의 분기별 연체율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2022년 6월 말 0.20%를 기록한 후 지속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9월 말에는 0.39%까지 올랐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제공하던 만기 연장 및 이자 유예 종료로 한계 차주가 늘고 건전성은 악화할 전망이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2022년 말 기준 35.1%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30.9%)보다 훨씬 높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전년보다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들의 증가와 중소기업 등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유예 종료, 가계부채 증가 가능성, PF대출 부실 현실화 등으로 국내은행의 리스크관리 부담이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수에 집중된 은행업은 성장 한계에 직면해 있어 해외 진출을 통해 은행산업의 시장 규모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