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금융감독원은 14일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그간 시장에서 제기된 불법공매도에 의한 시장교란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IB인 A사와 B사가 5개 종목에 대해 약 540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 규제를 위반한 혐의를 포착했다. 현재 유사 위반 사례가 반복됐을 개연성이 있어 대상기간과 종목을 확대해 조사 중이다.
A사는 지난 2022년 3월부터 2022년 6월 중 2개 종목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A사는 차입내역이 중복입력돼 과다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한 바 있고, 외부에 담보로 제공돼 처분이 제한되는 주식임에도 별도의 반환절차 없이 매도주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 결과 매매거래 다음날에 결제수량 부족이 발생했고 사후차입을 통해 결제를 완료하는 등 공매도 위반행위가 발생했다.
B사는 지난 2022년 1월부터 2023년 4월 중 3개 종목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B사는 다수의 내부부서를 운영하면서 필요시 부서 상호 간 대차, 매매 등을 통해 주식잔고를 관리해 왔다. 그 과정에서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함에 따라 소유주식을 중복계산해 과다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했다. 또한 직원이 잔고관리시스템에 수기로 대차내역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차입 수량을 잘못 입력하고, 주식의 차입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확정됐다고 착각한 뒤 매도주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A·B사의 공매도 규제 위반행위에 대해 신속히 제재절차를 착수하는 한편, 그 외 글로벌 IB에 대한 조사도 조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외국 금융당국과의 공조를 통한 실효성 있는 불법 공매도 조사를 위해 ‘홍콩 SFC’와 협력 강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글로벌 IB의 관행적 무차입 공매도 문제가 지속 발견되고 있으며,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 회복을 위해 불법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