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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미국과 영국의 예맨 ‘후티’ 반군 근거지 공습 등으로 중동 정세 불안정성이 심화되자 국내 석유와 가스 수급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열었다. 지난 12일 해상물류 긴급 점검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회의다. 정부는 현재로선 석유와 가스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석유공사, 가스공사, SK에너지·GS칼텍스·S-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와 함께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내 석유·가스 수급 현황과 유가 영향 점검이 이뤄졌다. 홍해 지역에서 예맨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에 대응해 미국·영국 연합군이 지난 12일 공습을 개시하는 등 중동정세 불안이 심화하는 데 따라 국내 영향 점검에 나선 것이다.
산업부는 회의에서 현재까지 국내 원유와 LNG 도입이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중동 인근에서 항해나 선적 중인 유조선과 LNG 운반선도 모두 정상 운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에너지 수급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석유와 가스의 비축 현황을 확인하고 비상대응 매뉴얼을 점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원유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에 따라 8개월 분이 국내에 비축돼 있으며, LNG는 도시가스사업법 상 의무 비축분인 9일 분 이상 비축돼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LNG는 9일 분 보다 훨씬 많은 양이 비축돼 있어 걱정할 필요 없는 상태지만, 구매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해에서 충돌이 빚어진 이후 이달 12일 브렌트유는 전거래일 대비 약 1.1% 상승한 78.29 달러에 거래를 마쳐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홍해를 통과하는 원유 선박은 이미 희망봉을 거치는 경로로 항로를 변경한 데다, LNG는 호주·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동남아 등 대체 도입선이 마련돼 있어 현재로선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중동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2%를 공급하는 등 국내 에너지 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큰 지역”이라며 “최근의 중동정세로 인해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정부와 유관기관, 업계가 긴밀히 공조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