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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국유 기업 중국희토그룹 산하의 상장 기업 중국희토는 광둥희토 지분 100%를 인수했다. 광둥희토는 중국 4대 희토류 업체다. 중국희토는 지난해 1월 후난성에 있는 장화희토를 인수했다. 중국희토는 조만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샤먼텅스텐도 인수할 계획이다. 중국 희토류 업계가 중남부 중심의 중국희토, 북부 기반의 북방희토 등 2강 체제로 재편되는 셈이다. 17개 희귀 금속을 총칭하는 희토류는 전기자동차·드론·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에 폭넓게 사용돼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희토류 대국’인 중국은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 등 갈등을 겪을 때면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를 동원했다. 하지만 미국·호주·베트남 등이 희토류 생산량을 늘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희토류 생산 비중은 2010년 98%에서 2022년 70%로 하락했다. 이에 맞선 중국의 역공 카드가 희토류 기업 통폐합이다. 대형화를 통해 가격 결정권을 높이고 세계시장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속셈이다. 시진핑 정부는 2016년 중소 희토류 업체를 통폐합한 데 이어 2021년에는 3개 국영 기업을 합쳐 중국희토를 출범시켰다.
중국은 서방 국가들이 별도의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지 못하도록 견제 조치도 내놓고 있다. 중국이 지난달 희토류 추출과 분리에 쓰이는 정제·가공 기술의 수출을 금지한 것도 초기 단계인 서방의 희토류 산업 발전을 가로막기 위해서다. 중국의 희토류 생산 비중이 낮아진 것과 달리 가공·정제 분야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희토류는 채굴보다 정제 과정에서 더 많은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하는 탓에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가공 등의 관련 기술 개발이 뒤처진 상태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이 최소 10년 이상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로서는 미중 무역 전쟁의 와중에 ‘희토류 무기화’의 유탄을 맞지 않도록 대중국 협상력을 강화하는 한편 수입선 다변화 등 장기 대책을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