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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035720)모빌리티가 최근 내부 정보 유출 경로를 파악하겠다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휴대전화 포렌식이 논란을 빚고 있다. 명확한 조사 범위를 한정하지 않은 포렌식으로 회사가 마음만 먹으면 사실상 직원 휴대전화에 담긴 내용 전체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광범위한 포렌식은 공동체 쇄신의 일환으로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 CA협의체 등이 제보 시스템을 운영해 직원들로부터 기탄없이 의견을 받고 있는 현재 흐름에도 역행해 쇄신 목소리나 아이디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말부터 회사 임직원들에 대한 감사를 이유로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다. 실시 대상은 투자 관련 업무나, 대외 업무를 수행하는 임직원들이 중심이다. 회사가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도 이례적으로 포렌식 카드를 꺼내든 것은 최근 유럽 최대 택시 플랫폼 ‘프리나우’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자 관련 정보가 유출됐다고 판단해 정보가 새나간 경로를 밝히기 위해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부터 프리나우 투자를 위한 검토를 진행해 같은 해 11월 초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프리나우는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유럽 11개국 170개 도시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유럽 최대 택시 플랫폼으로 꼽힌다. 국내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이 이미 90%를 웃도는 등 국내 시장에서는 더 이상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 만큼, 유럽 플랫폼 인수를 통해 글로벌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던 인수 건은 카카오 본사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가 제동을 걸며 암초를 만났다. 투심위가 프리나우의 서비스 지역 중 관광 수요가 높은 일부 도시 서비스에 대해서만 투자를 추진하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프리나우 측은 수정된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투자 논의가 중단된 상황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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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사내에서는 회사가 내세운 이유를 고려하더라도 포렌식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회사가 포렌식을 진행하면서 개별 직원마다 동의서를 제출받았는데, 동의서 내용에 포렌식을 통해 확인하겠다는 내용의 범위·조사 기간, 취득 데이터의 활용처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전무해 반발이 커지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회사가 원하는 내용을 모두 열람할 수 있으며 최소한의 사생활 보장도 안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카카오가 강도 높은 쇄신 일환으로 계열사와 본사를 가리지 않고 직원들로부터 익명 제보를 수렴하고 있는 배경을 고려하면, 이같은 포렌식이 익명의 제보자를 가려낼 수 있고, 나아가 개선을 원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최근 준신위에 이같은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준신위 역시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경영진 측에 감사 목표를 벗어난 광범위한 포렌식 과정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계열사와 본사를 불문하고 직원들이 제보 메일 등 공식 채널을 통해 변화를 위한 아이디어나 사내 부당한 부분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범위조차 명시하지 않고 포렌식을 진행하는 데 대해 일부 직원들은 준신위나 CA협의체 같은 조직의 쇄신 활동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처사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최근 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되면서 회사에서 진행한 일반적인 차원의 보안 점검을 실시한 것”이라며 “문제가 발생했는데 기업 차원에서 아무 조치도 안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대상 개인에게 동의서도 받는 등 문제 없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