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중국 축구가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꼭 이겨야했던 조별리그(A조) 1차전에서 무승부에 그쳤다. 한 수 아래로 여긴 타지키스탄과 대결에서 밀리며 고개를 숙였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79위 중국은 13일(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나세르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타지키스탄과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FIFA랭킹 106위의 타지키스탄을 꺾지 못했다.
간신히 비겼다. 승점 1을 따낸 게 다행일 정도다. 경기 내용에서 타지키스탄에 밀렸다. 점유율에서 48-52로 뒤졌고, 슈팅은 10-20으로 두 배나 적었다. 유효 슈팅(2-2)과 코너킥(4-4)은 대등했다. 타지키스탄의 공격 정확도가 떨어졌던 게 다행이었다. 공격과 중원, 수비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1차전에서 승점 3을 따내지 못하면서 16강행 빨간불이 켜졌다. 중동 팀 2연전을 앞두고 있어 부담스럽다. 17일 레바논과 2차전, 23일 카타르와 3차전을 벌인다. 레바논은 카타르와 개막전에서 0-3으로 졌지만 탄탄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였다.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는 레바논을 3-0으로 완파하며 기세를 드높였다.
중국은 이번 대회 전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21일 2024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홈 경기에서 한국에 0-3으로 완패했고, 지난해 12월 30일 오만과 친선전에서 0-2로 졌다. 이어 1월 1일 홍콩과 평가전에서 1-2로 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본선에 들어서도 타지키스탄을 꺾지 못하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줄곧 ‘아시아 최강’를 목표로 삼았지만 조금씩 추락하고 있다. 부족한 기본기와 거친 플레이 등으로 아시아에서도 3류로 전락했다. 1994년 5월 17일 발표된 FIFA랭킹에서 중국은 53위에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35위), 한국(37위)에 이어 아시아 3위를 차지했다. 54위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4강을 형성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현재 79위에 자리하고 있다. 30년 동안 70~80위권을 맴돌았다. 한국과 일본, 이란 등이 성장하며 세계 수준에 근접한 것과 달리 아시아 무대에서도 고전하며 더 작아졌다. 한국과 일본에 밀린 지 오래고, 중동의 강호들과 대결에서도 열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에는 중앙아시아 팀들과 동남아 팀들과 대결에서도 고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축구의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이 이번 아시안컵 최종 평가전 상대로 만난 홍콩의 FIFA랭킹은 150위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24개국 가운데 가장 낮다. 71계단이나 FIFA랭킹이 떨어지는 팀에도 패하면서 흔들린 중국은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첫 단추를 잘못 뀄다. 과연, 중국 축구가 만만치 않은 중동 팀들인 레바논과 카타르를 상대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중국(빨간색 유니폼)-타지키스탄(흰색 유니폼) 경기 장면(위), 중국대표팀(중간), 중국-일본 FIFA랭킹 비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FIFA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