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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이 돌풍을 일으키며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둔 가운데 ‘노량:죽음의 바다’가 개봉하며 성탄절 연휴 두 작품이 극장가에서 흥행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노량’이 개봉한 지난해 12월 20일 서울시내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티켓박스가 붐비고 있다. 오승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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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영화계는 팬데믹 이후의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아직 팬데믹 이전의 절반 수준밖에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박’ 영화와 ‘쪽박’ 영화의 양극화가 심화되며 신규 개봉과 제작이 지연되고 제작사에 대한 투자가 끊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극장가에 회복의 온기가 가득차려면 ‘중박’ 영화가 다시 많아져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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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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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 사진 제공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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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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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 전체 누적 매출액은 1조 2614억 원으로 2022년 대비 8.7% 늘어나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팬데믹 이전 평균인 1조 8282억 원의 3분의 2수준에 머무른 규모다. 전체 관객 수는 1억 2514만 명으로 2022년 대비 10.9% 늘어, 팬데믹 이전 평균인 2억 2098만 명의 56.6%를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현재 한국 영화시장의 문제점으로 ‘중박’ 영화의 부재를 들었다. 지난해 극장가에는 300만~500만 명을 기록한 영화가 거의 없었다. 1월부터 7월까지 ‘범죄도시3’를 제외하고는 매출액 200억 원과 관객 수 200만 명을 넘긴 한국 영화는 등장하지 못했다. 국내 영화 시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늘었지만 한국 영화의 총 매출액은 59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5.2% 줄었다. 한국 영화 총 관객 수는 6075만 명으로, 2022년 대비 3.3% 줄어든 수치다.
2024년 시작도 아직은 불안하다. 천만 영화에 등극할 것으로 여겨지던 ‘노량: 죽음의 바다’가 14일까지 438만 7740명의 관객만을 기록하며 예상치 못한 부진에 빠졌다. ‘외계+인 2부’는 개봉 첫 주말 4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전편의 기록에도 미치지 못하며 흥행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2022년 7월 공개된 ‘외계+인 1부'(누적 관객수 154만명)의 첫 주말 관객수는 63만명이었다. ‘외계+인 2부’가 개봉 후 첫 주말 관객 1위를 했지만 첫 주 누적 관객수가 7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1부 부진을 만회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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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외계+인 2부’ 비하인드 스틸 /사진=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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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도 근심이 크다. 한 관계자는 “웬만한 작품으로는 2차 시장까지 가더라도 손익을 넘기지 못한다”며 “작품 투자도 막히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작진과 자본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유출되고 있다”며 우려했다.
지난달 매출액이 팬데믹 이전 87.9%까지 회복되기는 했지만 이는 대작 ‘서울의 봄’의 영향이 크다. 12월 한국 영화는 1347억 원의 매출과 1370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2월 매출액과 관객 기록이다.
올해 한국 영화는 ‘외계+인 2부’의 뒤를 이어 ‘파묘’ 등 기대작 개봉을 앞두고 있다. ‘웡카’ ‘듄: 파트 2’ 등 해외 대작 영화도 곧 관객을 찾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영화 업계가 완만한 회복세를 그리고는 있지만 올 한해 극장가 흥행 실적과 업계의 성과 여부는 설 연휴 관객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