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5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병철 삼성그룹 초대 회장 등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견인한 ‘선각자들’로 꼽고 “반도체 산업 투자가 당시 미래세대에 큰 기회의 문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이는 세액공제 및 보조금 확대 등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이 ‘대기업 퍼주기’가 아닌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로) 재정이 부족하면 국민의 복지를 위한 비용을 어떻게 쓸 거냐, 결국은 큰 기업들 도와주고 어려운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거 아니냐는 것은 결국 거짓선동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주재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민생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역사를 회고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엔 정말 선각자들이 있었다”며 “박정희 대통령께서 돌아가시기 전 당시 서울시 1년 예산에 준하는 정도를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기로 하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그 자금을 조성해 삼성 이병철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도록 밀어줬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병철 회장은 당시 일본에서 고집적회로가 칩으로 바뀌면서 미국으로부터 많은 물량을 수주받아 생산하는 것을 보고 ‘여기(반도체)에 우리가 한번 국운을 걸어야겠다’고 시작했다”면서 삼성의 1983년 64K D램 자체 개발 등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초기에는) 미래세대에 어떤 기회를 창출해 줄지, 얼마나 잘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가 당시 미래세대에 얼마나 큰 기회의 문을 열어줬느냐. 반도체는 중산층과 서민의 민생을 살찌우고, 우리 미래세대에 새로운 기회를 계속 열어주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학창 시절 일본 소니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의 자서전 ‘소니 스토리’를 읽었던 일을 소개하고 “미래세대, 젊은 사람이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은 도전정신”이라면서 “여러분의 도전은 여러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소, 대학, 국가가 함께 하는 도전”이라고 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교류와 국제공동연구를 전폭 지원하고, 올해 삭감 논란에 휩싸였던 연구개발(R&D) 예산도 내년에는 대폭 증액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말 네덜란드 국빈 방문 당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본사를 방문한 경험을 언급하고 “60개국 이상의 협력업체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는 것을 봤다”며 “개방주의와 국제주의라는 게 우리의 과학과 산업 키울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작년 예산을 짤 때 금년 예산에 R&D를 좀 줄여 불안해하는 분이 많은데 걱정 마시라”며 “어디에 돈을 더 투자해서 여러분이 맘껏 도전하고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지 저희가 연구를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 내년도 예산을 만들 때는 R&D 예산을 대폭 증액해서 민생을 더 살찌우는 첨단산업이 구축되도록 대통령으로서 약속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