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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규모인 독일 경제가 코로나 19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독일 통계청은 15일(현지시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독일 경제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8%로 역성장했다가 2021년 3.2%, 2022년 1.8%로 회복세를 보였다.
루트 브란트 통계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진정세에도 여전히 높은 물가가 경기를 가로막았고, 고금리와 국내외 주문 감소가 겹쳤다”며 “그 결과 독일 경제는 2020년의 큰 충격에서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경제는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 비중이 커 고금리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타격을 주변국보다 더 받았다. 화학 업종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과 비교해 생산량이 약 20% 줄었다. 이것만으로도 독일 전체 경제성장률이 0.3%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올해 독일 경제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킬세계경제연구소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가운데 소비가 경제를 지탱할 것이라며 올해 GDP가 0.9%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반등 기대는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코메르츠방크와 도이체방크 등은 독일 경제가 올해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집계된 것은 이번이 9번째다. 독일 경제는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2002∼2003년 각각 -0.2%, -0.7%로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