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와, 지금 이거 실시간이잖아요.”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한미포스팅시스템에 의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과정을 키움 히어로즈 유튜브를 통해 생생하게 공개했다. 이정후는 작년 11월 말에 미국으로 출국, LA 인근의 보라스 코퍼레이션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계약을 기다렸다.
이정후는 약 3주간의 미국 생활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꼼꼼하게 담았고, 키움은 15일 저녁 이를 편집해 큠튜브에 내보냈다. 이젠 남남이 됐지만, 이정후도 키움도 영원히 끈끈한 우정을 이어간다. 이정후의 생생한 소감을 접할 수 있어서 화제다.
이정후는 “한국에서 11월28일에 출발해서 온지 일주일 됐고, 제가 시즌 중에 한번 수술도 했기 때문에 검사도 받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골프도 치고. 그것만 하고 있었다. 운동하고, 내일부터 협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분이 좀 이상하지만, 재밌을 것 같다. 오늘 한국에 공시됐다고 아마 떴을 텐데, 그렇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보라스 코퍼레이션에서 월~금요일에 운동하고, 주말엔 아버지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와 골프도 즐겼다. 이종범 전 코치를 두고 얼마전 할아버지가 됐다며 축하하기도 했다. 여기까진 차분한 일상.
이후 이정후의 국내 에이전시 관계자가 샌프란시스코와의 계약이 합의됐다는 소식을 이정후에게 전했다. 이정후는 쇼파에 누워 격한 몸짓(?)과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와, 지금 이거 실시간이잖아요. 어차피 이거 나갈 때는 나 팀 정해지고 다 끝난 상태에서 나가니까 얘기해도 되잖아요. 우하하. 미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믿기지가 않는데 정식으로 인사 또 드리겠지만, 우리 히어로즈 팬들, 팬들하고 함께 즐겁게 야구를 7년간 했는데 팬들의 응원 덕분에 또 성원 덕분에 관심 덕분에 제가 지금 막 좋은 계약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이게 나갈 때면 언론에도 다 알려지고 팬들도 다 아시겠지만, 팀 얘기 해도 되나? 키움 히어로즈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을 하게 됐는데, 아 지금 진짜 전화 받은지 1분도 안 되자마자 형이 반응 찍겠다고. 어, 지금 아직도 믿겨지지가 않네요. 지금 이제 구단에 전화를 해야 돼서 팬들 감사 구단 프런트 감사 드린다”라고 했다.
아버지에게 따로 전화해 소식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후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구단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급히 보라스 코퍼레이션 인근의 숙소 생활을 정리하고 샌프란시스코로 넘어갔다. 구단은 이정후에게 비행기, 이동 차량, 숙소 등을 지원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구단에서 비행기 티켓을 해줘서 도착해서 호텔 가서 푹 쉬고, 내일 아침부터 메디컬테스트가 있다. 아픈 곳은 없지만, 선수 입장에선 이런 걸 하면 불안하거든요. 아무 일 없길 기도하고 좋은 꿈 꾸고 잘 자야 할 것 같다. 구단에서 차량도 해주고 호텔도 해주고 비행기도 해줬다”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파크 바로 앞에 위치한 숙소였다. 이정후는 “야구장 바로 앞에 있는 호텔이고, 우리 팀 훈련할 때 (애리조나)다이아몬드백스 구장(피닉스 체이스필드) 견학 갔을 때 말고 이렇게 메이저리그 구장 보는 게 처음이다. 좀 신기하네요. 거의 동양미래대학교에서 고척돔까지 거리?”라고 했다. 실제 동양미래대학교와 고척돔은 큰 도로 하나를 끼고 바로 붙어있다.
이정후는 메디컬테스트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그는 “결과는 1시간 정도 있다가 나온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메디컬테스트 통과 소식도 생생하게 전했다. 영어로 “안녕, 나는 이정후다. 만나서 반갑다”라고 했다. 그러자 구단 트레이너가 “you’re giants”라고 했다.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해 자이언츠의 일원이 됐다는 얘기다.
이정후는 “진짜 실시간이다. 믿기지가 않는다. 키움 아니지, 내 이름 앞에 키움 히어로즈를 붙이게 되지 못했지만, 좋은 일로 붙이지 못하게 돼서 굉장히 기쁘고 팬들도 기뻐하실 거라 생각한다. 아직 지금 드는 생각은 팬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뿌듯한 일을 만들어낸 것 같아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입단식에 가는 길도 보여줬다. 이정후는 “2023년 12월15일, 입단식 갑니다. 1시간 있다가 입단식 있습니다. 주황색 잘 어울려요? 작년 시상식에서 똑 같은 브랜드의 버건디 색깔을 입고 시상식에 갔는데 이번엔 똑 같은 브랜드의 주황색을 입고 가게 됐네요. 의미가 있습니다, 정장은 입어도 입어도 적응이 안 돼요. 유니폼이 제일 편하죠”라고 했다. 그러더니 긴장한 나머지 “나 원래 ‘유잼’인데 이번 편 ‘노잼’으로 나오겠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계약 후 오라클파크 인근의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홈구장, 체이스센터 방문기까지 담았다. 이후 귀국 영상까지 야무지게 찍었다. 그는 “항상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입니다’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이제 팀 명도 바뀌었고 유니폼 색깔도 바뀌어서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짐이 많아졌다. 구단에서 많이 뭔가를 챙겨줬고 가방 멋있죠? 외국인선수들이 한국 들어올 때 자기가 원래 있었던 팀의 가방을 항상 들고 들어왔는데 왜 저 가방 들고 들어오는지 알겠다. 수납공간이 많고 편하다. 잘 이용하겠다. 감사하다”라고 했다.
끝으로 이정후는 “3주만에 (한국으로)돌아간다. 일이 빨리 진행돼서 기분 좋고 생각보다 빨리 돌아간다. 계약 과정에 있어서 (재미있는)그런 장면들을 남기고 싶었는데 잘 찍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