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지난해 12월 27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선균의 죽음이 연초 연예계 전반을 울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 가수 윤종신 등 문화예술인들에 이어 MBC ‘PD수첩’까지 유명인 피의사실 공표, 언론 보도 행태를 지적하면서 ‘이선균 방지법’의 제정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MBC ‘PD수첩’은 16일 밤 9시 ’70일, 故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시간’을 방송한다. ‘PD수첩’은 마약 수사 담당 검사 출신 변호사, 심리학과 교수, 인권활동가 등 전문가들의 심층 분석을 통해 지난 두달여 간 있었던 이선균의 마약 의혹 수사 과정 전반의 문제를 되짚는다.
앞서 이선균은 지난해 10월부터 마약 투약 의혹으로 세 차례의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선균은 유흥업소 실장에게 속아 투약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경찰의 고강도 수사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가 계속되자 결국 지난해 12월 27일 차 안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선균 수사와 죽음 이후 연예계를 중심으로 유명인의 사생활 보호를 고려하지 않는 경찰의 수사관행과 KBS, TV조선 등의 자극적인 보도 행태에 대한 문제가 집중 제기됐다.
이에 봉준호 감독, 가수 윤종신, 배우 김의성 등이 참여하는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피의사실 유출 정황에 대한 진상규명, KBS·TV조선 등의 이선균 관련 보도 삭제, 수사 인권보호를 위한 법령 개정 등을 촉구했다.
성명서에는 배우 송강호 등 연예계 종사자 2000여명이 동참했으며 연대회의는 이후 국회, KBS, 경찰 등에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잘못된 수사 관행, 수사 중 인권보호를 강화하는 이른바 ‘이선균 방지법’ 요구 목소리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도 호응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이선균 배우가 목숨을 잃은 후 잘못된 수사 관행, 선정적인 언론 보도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피의사실 공표를 ‘유출’까지 확대하는 등 법 개정을 추진하고, 인권수사 관련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12일 “국회의원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관련 분야 전문가와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의견을 고루 청취해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도록 하겠다”며 이선균 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경찰과 KBS 등은 이선균 관련 수사와 보도가 문제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선균 사망 다음날 기자들에게 “경찰 수사가 잘못됐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KBS는 이선균 관련 보도 삭제 요구에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다각적인 취재와 검증 과정을 거쳤으며 관련 내용은 최대한 절제된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