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는 일 년 내내 축제 기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주제도 음식, 레저, 계절과 음악 등 다양하다.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할 것 같은 뉴질랜드인에 대한 편견과는 달리 ‘잘 논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뉴질랜드에는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축제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뉴질랜드 여행을 갔다면 축제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재미는 보장됐다.
파시피카 축제 – 오클랜드
Pasifica festival – Auckland
파시피카 축제 / 사진 = 플리커
파시피카(Pasifika)는 통가(Tonga), 쿡 제도(Cook Islands), 니우에(Niue), 토켈라우(Tokelau), 투발루(Tuvalu) 등 태평양의 작은 나라들을 총칭하는 단어다. 뉴질랜드인들은 파시피카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기념하기 위해 1993년부터 매년 파시피카 축제를 열고 있다. 파시피카 축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축제 중 하나로, 매년 20만 명 이상이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오클랜드를 찾는다.
축제에서는 전통 의상 패션쇼, 연극, 오페라, 스포츠 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Māori)의 음식을 맛보고 전통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파시피카 축제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집에서 즐기는 파시피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해당 메뉴에는 집에서 파시피카를 즐길 수 있도록 축제 음악, 음식 레시피, 출력해 사용할 수 있는 게임판 등이 탑재되어 있다.
마타리키 축제 – 헤이스팅스
Matariki/Maori New Year – Hastings
마타리키 축제 / 사진 = 뉴질랜드 관광청
마타리키(Matariki)는 한겨울 뉴질랜드의 밤하늘에 나타나는 성단이다. 성단은 적게는 수백 개에서 많게는 수십만 개의 별로 이루어진 집단을 의미하는데, 마타리키는 지구에서 볼 수 있는 성단 중 가장 밝은 편이다.
뉴질랜드에서 마타리키는 또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마타리키는 마오리족의 새해를 의미한다. 마오리족은 마타리키가 새벽하늘에 나타나는 5월에서 7월 사이를 새해로 본다. 또, 마타리키의 별들이 농업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별들이 밝고 또렷이 보이면 풍년이 든다고 점쳤다.
마타리키가 떠오를 때 여는 축제가 마오리족 신년 축제인 마타리키 축제다. 마타리키가 열리는 날은 별이 뜨는 때에 따라 매년 달라지는데, 올해의 경우 6월 24일을 마타리키 성단이 떠오르는 첫날로 기념했다.
마타리키 축제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를 기념한다.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리며 과거를 추억한다. 그리고 축제에 모여 함께할 수 있는 현재에 감사를 표한다. 또 새해를 맞이하는 기대감을 드러내며 미래를 내다본다. 마타리키 축제에서는 고인과 작별을 고하고 생명을 축하하는 축하행사를 진행한다. 음식을 나눠먹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서로가 하나 되는 시간도 갖는다.
월드 오브 웨어러블 아트- 웰링턴
World of Wearable Art – Wellington
월드 오브 웨어러블 아트 / 사진 = WOW 공식 홈페이지
‘와우(WOW)’라는 약어로 알려진 월드 오브 웨어러블 아트는 국제적인 디자인 경연 대회로, 콘테스트지만 축제의 성격도 강하게 띤다. 2~3주간 열리는 행사에는 전 세계에서 6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참여한다.
월드 오브 웨어러블 아트는 1987년에 수지 몬크리프(Suzie Moncrieff, 1948~)가 갤러리를 홍보하기 위해 처음 열었다. 몬크리프는 갤러리에 걸릴 작품을 사람에게 입혀 전시했는데, 이 방식이 이후에도 전해져 와우(WOW)는 최대 규모의 의상 예술 축제로 발전했다. 남섬의 넬슨(Nelson)에서 열리던 축제는 2005년부터 뉴질랜드의 수도인 웰링턴으로 무대를 옮겼다.
행사에는 입을 수 있는 예술품, 즉 웨어러블 아트(Wearable Art)로 재탄생시킨 작품들이 출품된다. 와우(WOW)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신용카드, 철사, 소시지 껍질, 머리카락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화려한 조명장치와 무대에서 선보이는 웨어러블 쇼다. 쇼에는 예선을 통과한 7개 분야 150여 종의 작품들이 선보여진다.
세계 호빗의 날 축제- 해밀턴
Hobbit Day – Hamilton
호비튼 마을 / 사진 = 플리커
존 로널드 톨킨(John Ronald Tolkien, 1892~1973)의 소설 ‘호빗(Hobbit)’과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두 영화의 주인공인 빌보 배긴스와 프로도는 모두 호빗 종족이다. 호빗은 털북숭이에 인간의 절반만한 크기의 종족으로, 호비튼(Hobbiton)이라는 마을에 모여 산다.
뉴질랜드 해밀턴 외곽에는 ‘호빗’과 ‘반지의 제왕’의 촬영장으로 쓰인 호비튼 마을이 그대로 남아있다. 현재도 많은 영화팬들과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세계 호빗의 날 축제 / 사진 = Hobbiton Movie Set Tours 유튜브
호비튼 마을에서는 매년 빌보 배긴스와 프로도의 생일인 9월 22일에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이날 호비튼 마을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특별한 ‘호빗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을 곳곳에서 악사들이 연주하는 흥겨운 노래를 배경 삼아, 호빗 전통 음식과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또 가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 곳곳에 숨어있는 호빗 이야기와 영화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다.
퀸스타운 겨울 축제 – 퀸스타운
Queenstown Winter Festival – Queenstown
퀸스타운 겨울 축제 / 사진 = 플리커
퀸스타운은 남섬을 대표하는 도시다. 번지점프의 발상지답게 패러글라이딩, 제트보트, 스키 등 레저 스포츠에 특화된 곳으로, 연간 약 13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 중심지다.
퀸스타운에서 가장 큰 축제는 퀸스타운 겨울 축제다. 197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겨울 축제는 스키장이 많은 지역 특성을 살리고자 만들어졌다. 현재는 겨울 대표 여행지로서의 퀸스타운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축제 첫날에는 코로넷 피크(Coronet Peak) 스키장이 개장해 스키 시즌의 시작을 알린다. 스키 줄다리기, 차가운 바다에 입수하는 이벤트와 같은 액티비티부터 아이스하키 경기, 불꽃놀이까지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이밖에도 눈으로 만든 조각품들을 감상할 수 있고 댄스 공연이나 대규모 퍼레이드도 관람할 수 있다.
뉴질랜드의 축제는 각각의 역사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행 중 잠시 시간을 내 축제에 참여해보자.
뉴질랜드의 문화를 피부로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글=이나한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